한기평에 이어 한신정평가도 건설업체들의 신용등급을 대거 깎아내렸다.

한신정평가는 15개 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8일 밝혔다.

회사채와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이 모두 낮아진 업체는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삼호, 금광기업, 동일하이빌 6곳이다.

또 기업어음 신용등급만 내려간 곳은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풍림산업, 벽산건설, 극동건설, 우림건설이며, 회사채 신용등급이 낮아진 곳은 동일토건과 중앙건설이다.

SK건설의 경우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유지됐으나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아졌다.

한신정평가는 이번 조정 배경에 대해 주택분양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경색, 국내 경기 침체 전망 등으로 건설업 전반에 걸쳐 사업과 재무 위험이 확대돼 해당 건설회사들의 원리금 지급 확실성이 저하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신정평가는 "지난해 말 11만2000호 수준이던 전국의 주택 미분양물량이 올해 들어 급격히 증가해 지난 7월 말 이후 16만호 내외의 과중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건설업계의 자금 부담요인으로 작용해 왔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들어 재건축 및 부동산 규제 완화책이 시행됐으나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과 향후 경기침체 전망 등 부정적인 시장환경으로 인해 일부 기존 재고주택의 가격이 30~40% 가까이 하락 거래되는 등 단기적으로 미분양 물량의 급격한 해소와 이를 통한 건설회사들의 자금 흐름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다.

또 국내 대다수 건설회사들이 최근 과중한 우발채무 부담과 프로젝트파이낸싱 론(PF Loan) 및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의 차환 부담으로 유동성 압박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신정평가는 지적했다.

한신정평가는 "36개 상장 건설사의 올해 3분기 누계 재무실적을 분석한 결과 수익성이 저하되고 현금흐름이 둔화돼 지난해 말 155.5%였던 부채비율이 180.4%로 상승했고, 유동성을 나타내는 현금성자산/총차입금 비율도 28.4%에서 14.5%로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또 한신정평가는 이번에 등급을 조정한 업체 외에 다수 업체도 등급 분석을 하고 있으며, 정기 및 수시평가를 통해 차입금 상환 능력 저하 가능성이 있으면 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