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으로 파생상품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지난달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8일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사모를 포함한 ELS 발행 금액은 950억원으로 2003년 5월 640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발행 건수도 2004년 11월(69건) 이후 가장 적은 82건에 그쳤다.

이 증권사 장지현 연구원은 "2003~2004년은 ELS 상품이 출시된 초기였다는 점에서 발행액이나 건수는 사실상 사상 최저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당 발행 금액도 11억원으로 ELS가 등장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위축됐고 증시 여건 악화로 사모가 어려워지면서 처음으로 공모 상품의 비중이 사모 비중을 웃돌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이후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조기 상환되는 ELS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채권평가사에 따르면 지난달 조기 상환된 공모 ELS는 2건으로 올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ELS의 조기 상환 건수는 6월 98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갈수록 줄어 9월 42건,10월엔 10건에 그쳤다. 주식시장이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여 조기 상환되는 ELS 규모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지난 10월 급락 이후 지수 낙폭이 다소 줄어들면서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든 ELS 규모도 크게 감소했다. 지난달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새로 생긴 ELS는 총 20건으로 793건에 달했던 10월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채권평가사 관계자는 "시장이 패닉 국면을 벗어나면서 ELS가 추가로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들 가능성은 다소 줄었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이달 들어 ELS 발행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신규 발행된 ELS는 총 16건(사모 포함), 1120억원으로 지난달 발행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