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20년전가격' 행사의비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0년 전 가격으로 드립니다(?)'
대형마트,온라인몰 등 유통업체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벌이는 '00년 전 가격' 판매 행사가 실제로는 할인율이 크지 않아 포장만 그럴싸한 '빛좋은 개살구'란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는 물가통계에 근거하지 않은 엉터리 가격을 '00년 전 가격'으로 제시해 불황으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0년 전 가격은 몇몇 품목뿐
온라인몰 옥션은 8일부터 라면 세제 내복 티슈 등 21종의 주요 생필품에 대해 '20년 전 슈퍼마켓 가격'을 내걸고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주요 생필품의 1988년과 작년 소비자물가지수를 비교해 20년 전 물가가 작년의 50% 수준이라는 통계치를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 행사제품의 할인율은 내복 팬티 등갈비 등 5개 품목을 제외하곤 50% 미만이다. 세제가 23%,라면이 29%,음료는 17%가량 각각 할인한 수준.옥션 관계자는 "21개 품목 모두를 20년 전 가격으로 할인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통계청 자료를 보고 물가가 20년 전에는 작년의 절반 수준이라는 대략적인 수치를 가지고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품목의 할인율이 50%가 넘는 점을 이용해 전체 행사 상품을 '20년 전 가격'으로 포장한 셈이다.
◆20~30% 할인하면서 '15년 전 가격'
이마트가 지난달 초 '창립 기념 15년 전 가격' 행사를 벌였고,롯데마트는 20여가지 생필품을 '10년 전 가격'으로 파는 기획전을 현재 진행 중이다. '00년 전 가격' 행사 경험이 많은 대형마트들은 보다 정확한 통계치를 산출해 제시한다. 해당 품목별로 물가지수를 비교해 추정한 가격지수로 특정 상품의 할인율을 정한다.
그러나 대부분 품목의 할인율은 20~30% 수준으로 일반적인 할인 행사와 큰 차이가 없다. 롯데마트의 경우 샴푸는 17%,참기름은 30%,호빵은 22% 각각 할인한 수준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가격을 100으로 볼 때 10년 전 가격지수는 식용유 87.5,커피 79.8,샴푸 75.0,화장지 84.7,어묵 75.4 정도로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크진 않다"고 말했다.
◆납품업체는 '울며 겨자먹기'
10~20년 전 가격을 내세우면서도 할인율이 크지 않은 것은 유통업체들이 실제로 지금과 가격차가 크지 않은 품목을 고르기 때문.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전체 생필품의 가격지수를 뽑아놓고 납품업체들이 할인된 가격에 맞출 수 있는 품목들 위주로 행사상품을 고르다 보니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것보다 할인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행사상품의 가격 할인 부담은 대개 납품업체에 전가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수수료 할인 등으로 일부 분담하기도 하지만 대개 납품업체들이 가격 할인폭 만큼 싸게 공급한다"며 "할인행사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손해만 안 보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한 생활용품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행사에 참여하라고 강요하진 않아도 생활용품은 대체품이 많아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행사상품을 내놓게 된다"고 귀띔했다.
송태형/김진수/최진석 기자 toughlb@hankyung.com
대형마트,온라인몰 등 유통업체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벌이는 '00년 전 가격' 판매 행사가 실제로는 할인율이 크지 않아 포장만 그럴싸한 '빛좋은 개살구'란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는 물가통계에 근거하지 않은 엉터리 가격을 '00년 전 가격'으로 제시해 불황으로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0년 전 가격은 몇몇 품목뿐
온라인몰 옥션은 8일부터 라면 세제 내복 티슈 등 21종의 주요 생필품에 대해 '20년 전 슈퍼마켓 가격'을 내걸고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주요 생필품의 1988년과 작년 소비자물가지수를 비교해 20년 전 물가가 작년의 50% 수준이라는 통계치를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 행사제품의 할인율은 내복 팬티 등갈비 등 5개 품목을 제외하곤 50% 미만이다. 세제가 23%,라면이 29%,음료는 17%가량 각각 할인한 수준.옥션 관계자는 "21개 품목 모두를 20년 전 가격으로 할인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통계청 자료를 보고 물가가 20년 전에는 작년의 절반 수준이라는 대략적인 수치를 가지고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품목의 할인율이 50%가 넘는 점을 이용해 전체 행사 상품을 '20년 전 가격'으로 포장한 셈이다.
◆20~30% 할인하면서 '15년 전 가격'
이마트가 지난달 초 '창립 기념 15년 전 가격' 행사를 벌였고,롯데마트는 20여가지 생필품을 '10년 전 가격'으로 파는 기획전을 현재 진행 중이다. '00년 전 가격' 행사 경험이 많은 대형마트들은 보다 정확한 통계치를 산출해 제시한다. 해당 품목별로 물가지수를 비교해 추정한 가격지수로 특정 상품의 할인율을 정한다.
그러나 대부분 품목의 할인율은 20~30% 수준으로 일반적인 할인 행사와 큰 차이가 없다. 롯데마트의 경우 샴푸는 17%,참기름은 30%,호빵은 22% 각각 할인한 수준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가격을 100으로 볼 때 10년 전 가격지수는 식용유 87.5,커피 79.8,샴푸 75.0,화장지 84.7,어묵 75.4 정도로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크진 않다"고 말했다.
◆납품업체는 '울며 겨자먹기'
10~20년 전 가격을 내세우면서도 할인율이 크지 않은 것은 유통업체들이 실제로 지금과 가격차가 크지 않은 품목을 고르기 때문.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전체 생필품의 가격지수를 뽑아놓고 납품업체들이 할인된 가격에 맞출 수 있는 품목들 위주로 행사상품을 고르다 보니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것보다 할인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행사상품의 가격 할인 부담은 대개 납품업체에 전가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수수료 할인 등으로 일부 분담하기도 하지만 대개 납품업체들이 가격 할인폭 만큼 싸게 공급한다"며 "할인행사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손해만 안 보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한 생활용품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행사에 참여하라고 강요하진 않아도 생활용품은 대체품이 많아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행사상품을 내놓게 된다"고 귀띔했다.
송태형/김진수/최진석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