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 주공ㆍ은마 등 하락 지속 … 종부세에 반영안돼 불만 고조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공시가격 아래로 폭락한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공시가격은 실거래가격 대비 75% 수준이지만 최근 가격 급락으로 실거래가격과 공시가격의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8일 서울시가 발표한 11월 부동산 실거래가격에 따르면 강동구 둔촌주공 3단지 전용면적 97㎡형 아파트는 지난달 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올해 공시가격은 6억원으로 실거래가격보다 오히려 1000만원이나 높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1차 전용면적 40㎡형도 지난달 4억원에 매매됐지만 공시가격은 3억9200만원으로 차이가 800만원에 불과했다.

일선 부동산중개업소는 서울시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이달에는 실거래가격이 더 떨어져 공시가격보다 수천만원 낮은 단지가 수두룩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7㎡형의 경우 공시가격은 7억9000만원이지만 현재 로열층 급매물은 7억5000만원에도 나와 있다. 강남구 개포동 1단지 42㎡형도 공시가격(5억6500만원)보다 2500만원 낮은 5억4000만원이 급매물 가격이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서초구 잠원동 롯데캐슬 등 강남권 아파트 대부분이 최근 공시가격 아래에서 급매물이 나온다.

서초구 잠원동 양지공인의 이덕원 중개사는 "일반적으로 아파트 공시가격은 실거래가격 대비 75% 수준이지만 최근 가격 급락으로 인해 이런 공식이 사라졌다"며 "특히 요즘 강남권 일대 아파트의 대부분은 실거래가격이 공시가격 이하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원종훈 국민은행 PB(세무사)는 "올 종합부동산세는 지난 1월1일 기준으로 산정한 공시가격에 맞춰 이달 중 내야 하기 때문에 가격 하락분을 반영하지 못한 종부세 납세자의 경우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박종서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