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당 가격 82% 인하 요구

중국 철강회사들이 리오틴토 등 철광석업체에 내년 철광석 공급가격을 82% 인하토록 요구했다. 철광석업체들의 일방적 가격결정에 끌려다니던 철강업체들이 경기침체로 철광석의 공급 과잉이 나타나자 역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철강협회는 9일 호주 리오틴토 등 철광석 '빅3' 업체에 내년 4월물 이후 철광석 선물상품 인도가격 협상을 다음 달부터 시작하자고 통보했다.

중국철강협회는 이번 협상에서 철광석 가격이 1994년 수준인 t 당 16달러 선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할 방침이다. 현재 가격은 t 당 92달러 수준이다. 철강회사들은 철강 값이 고점에 비해 80% 이상 하락한 만큼 철광석 가격도 이에 맞도록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내년 찰강재 감산 물량이 올해 생산량에 비해 최대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재료 가격의 인하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협상에서 철광석 공급가격이 낮아지면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철광석업체들은 최근 10여년 동안 만성적인 수요부족을 이유로 매년 철광석 가격을 올려왔다. 이에 따라 철강업체들과 마찰을 빚어왔지만 대부분 철광석업체의 승리로 끝났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꺼번에 80% 이상 가격을 내리기는 어렵겠지만 상당한 인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