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이 소형차 개발에 회사의 핵심 역량을 집중하라고 또 다시 주문했다. 소형차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판매 부진을 타개해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재다짐한 것이다.

정 회장은 9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글로벌 R&D(연구개발)센터 회의에서 "최근 상황을 기업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소형차 경쟁력을 키워 새로운 성장을 창출하는 기회로 삼자"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고연비,고품질,고급 디자인을 갖춘 경쟁력 있는 소형차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30대가 선호하는 소형차는 활동성이 강한 젊은 소비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며 "해외디자인센터는 현지 실정에 맞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해외법인 판매전략회의에서도 "러시아와 동유럽 등 신흥시장과 틈새시장에 맞는 소형차 판매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지난번 회의가 소형차 판매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면,이번에는 품질과 디자인 등 소형차의 경쟁력 자체를 높이라는 주문이다.

정 회장은 신기술 투자에 대한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지금 어렵다고 신기술 투자를 줄이면 미래 성장을 장담하기 힘들다"며 "친환경 및 핵심기술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친환경 차량 개발 분야 등에서 기술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기초를 마련하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력 향상,품질 향상,상생협력을 통해 현재의 난국을 극복하고 고용 안정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의 위기를 미래 초일류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