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ㆍ경찰청 공동 캠페인 … 수상작 1~4호선 순회전시

"기초질서 지키기가 어떤 건지 한눈에 쏙 들어옵니다. " "지하철 역에서 이런 작품들을 보니까 아주 좋은데요. "

9일 오후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지하 1층.바삐 역사를 빠져 나오던 승객들의 눈길이 한 편에 잠시 머문다. 받침대까지 만들어 예쁘게 진열해 놓은 포스터와 만화,신문 광고,사진 등이 승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분주한 발걸음을 붙잡고 있는 것.다름 아닌 한국경제신문사와 경찰청이 공동 주최하고 수출입은행이 후원하는 '기초질서 지키기' 홍보작품 공모전(6월16일~9월30일)에서 수상한 작품 35점이다. 종합대상을 차지한 만화가 손태규씨의 작품을 비롯해 초등학생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솜씨가 전시돼 있다.

거의 매일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이미영씨(27)는 "수상작들을 모아 놓아서 그런지 작품 수준이 높고 메시지가 분명하게 다가온다"며 관람 소감을 밝혔다. 이병득 역장은 "개인적으로는 만화가 재미있었다"면서 "오가는 승객 중 상당수가 잠시 멈춰서 다른 작품들도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시내 지하철 역이 '기초질서 지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지난 1일 2호선 합정역을 시작으로 역마다 돌아가며 '기초질서 지키기' 작품 전시회를 열고 있다. 내년에도 5월까지 합정역에서 뚝섬역에 이르는 총 15개 역에서 5일 정도씩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지하철이 '기초질서 지키기' 캠페인에 앞장 서게 된 데는 한 여직원의 공이 컸다. 서울메트로 동대문운동장 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조미란 대리가 경찰청 본청에서 홍보 작품을 전시한다는 기사를 읽고 지하철 역사를 떠올린 것.서예전이나 음악회 등을 유치해 문화 공간으로 가꿔 나가고 있는 지하철 역사에 기초질서 홍보 작품을 전시하면 제격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조 대리는 "1990년대 뉴욕이 무법천지에서 모범적인 준법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지하철이 먼저 나서 낙서를 없앴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도 뉴욕을 모델 삼아 지하철이 기초질서 캠페인에 앞장 설 경우 도시와 국가 전체의 질서를 확립하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혁신기획단의 박채완 경정은 "시민들이 지하철 주요 역에 전시된 '기초질서 지키기' 공모 작품을 감상하면서 기초 질서에 대한 의식을 높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