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가비트(Gb)급 D램 고정거래 가격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져온 1달러가 붕괴됐다. PC를 비롯한 각종 디지털기기 시장의 글로벌 경기 침체가 확산 국면에 들어간 방증으로 풀이된다.

9일 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업계 주력 제품인 1Gb D램(667㎒ DDR2)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달 말 1달러6센트보다 11.3% 떨어진 94센트에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1달러80센트 선에 거래가 이뤄지던 이 제품은 지난 7월 2달러37센트까지 오른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현재 가격은 지난 7월의 40% 수준이다. 고정거래 가격은 반도체 업체들과 PC 생산업체 등이 중ㆍ장기로 계약하는 가격으로 매달 두 차례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심리적 저지선인 1달러가 무너짐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1기가 D램 고정거래 가격의 선행지표인 현물거래 가격은 61센트 수준까지 폭락한 상태다. 현물거래 가격은 고정적인 거래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업체들이 '스폿(spotㆍ단발 계약)'으로 반도체를 구매하는 가격이다.

당초 올해 3분기 이후 회복할 전망이던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번져나가고 있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때문이다. PC 등 반도체를 사용해 디지털기기를 만드는 업체들은 향후 수요 위축을 우려해 내년도 주문 물량을 크게 줄이고 있다. 반도체업계가 감산 등으로 공급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 기반이 워낙 취약해 가격 반등이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송형석/김현예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