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중공업ㆍC&우방 워크아웃 중단위기

채권단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하이닉스에 최소 8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최근 채권단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C&중공업과 C&우방은 채권단 내 의견차가 커 워크아웃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9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외환 산업 우리 신한은행과 농협 등 5개 하이닉스 주주은행들은 최근 회의를 열어 내년 1월 중 신규 대출 5000억원,증자 3000억원 등 8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잠정 확정했다. 채권단은 오는 19일 이 같은 지원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며 회의 결과에 따라 지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하이닉스는 당초 채권단에 5000억~1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지난 1분기 482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 1720억원,3분기 46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올 들어 9월 말까지 1조원 이상 손실을 냈다. 이 같은 적자 규모는 채권단이 지원하기로 한 8000억원을 넘어선 수준이어서 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이닉스는 공장 가동이 중단된 미국 유진공장과 경기 이천 M7공장,청주 M9 공장 등의 매각 작업을 추진해왔으며 경기도 용인 연수원과 벽제 야구장 등의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일 채권단의 워크아웃이 시작된 C&중공업과 C&우방의 경우 채권단 내 신규 자금 지원 등에 대한 이견으로 워크아웃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C&중공업의 경우 1600억원에 달하는 조선소 건립 신규 자금지원 여부 및 채권금융회사 간 자금배분 문제 등으로 워크아웃을 시행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채권단이 진통을 겪고 있다. C&우방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 등 7000억원대의 우발채무 문제와 8개 사고사업장 처리 문제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C&중공업과 C&우방을 제외한 C&그룹 26개 계열사들의 처리방안이 최근 마련됨에 따라 이들 그룹 계열사에 대한 전체적인 구조조정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C&그룹은 C&해운 등 3개사를 워크아웃 신청하고 C&훼리 등 13개사를 매각하며 C&우방ENC 등 4개사를 중기 유동성 지원(패스트 트랙)신청을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하이닉스 C&그룹 등 자금난에 빠진 일부 대기업들에 대한 신속한 자금 지원과 워크아웃 여부 결정 등 신속한 구조조정을 서두르기로 했다. 또 일부 유동성 위기 징후가 나타난 대기업 그룹에 대해선 주채권은행이 자금사정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건설업종의 경우 대주단 협약에 가입했더라도 향후 신규 자금 지원 없이 생존할 수 없다면 워크아웃 프로그램에 집어넣는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조선업체의 경우 대형 조선업체보다는 최근 신설된 중소 조선업체들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