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아메리칸으로 미국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아주 열심히 일하고 살았던 가족이었습니다.

부인의 신앙심이 독실했습니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추락한 미군 전투기로 인해 단란한 가정을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빼앗긴 윤동윤(37)씨 가족의 사연이 차츰 알려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윤 씨 가족이 1년7개월 동안 다니던 샌디에이고 한인감리교회(담임목사 신영각) 신도들은 특히 이번 참변의 아픔을 유가족들과 나누고 있다.

이 교회 부목사인 이건우(42) 목사는 9일 "어제 누나집에 가 있던 윤동윤 성도님을 담임목사님과 함께 만났다"면서 "윤 성도님이 너무나 슬퍼서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윤 성도님이 하나님이 아름다운 부인과 귀한 자녀들을 줘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행복하게 살았다는 말을 하면서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교회 신도들에 따르면 윤 씨 가족은 15개월된 첫째딸 하은 양을 낳기 두달 전쯤부터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둘째 하영 양을 두달 전에 낳았다.

신도들은 둘째딸 낳은 것을 축하해준 일이 어제 같은데 갑자기 허망하게 가버린 윤씨 가족들을 아쉬워했다.

한 신도는 "윤씨 가족이 그동안 딸을 연이어 낳는 바람에 자주 교회에 나오지 못해 가족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윤 씨는 1989년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왔으며 현재 샌디에이고에 누나와 남동생이 살고 있고, 부모들은 한국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이번 사고로 숨진 이영미(36)씨는 3년 전쯤 윤씨와 결혼했고 한국의 친정 어머니가 두달 전 둘째 산후조리를 하러 왔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 씨는 샌디에이고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한국의 유가족들은 10일 샌디에이고로 올 예정이다.

윤 씨는 누나 가족과 함께 소매업을 하고 있으며 둘째 딸을 낳은 후 `좀 더 넓은 집으로 옮긴다'면서 사고로 난 집으로 이주했다.

이사한 지 한달 만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윤씨는 사고가 난 후 현장에서 시신수습현장을 지켜봤다.

윤씨 집 이웃에 사는 초코 맥코넬(85.여)은 "윤 씨가 가족은 얼마전 이사온 것 같은데 그동안 별로 접촉이 없었다"면서 "어제 사고현장을 온 윤씨를 위로하고 싶었는데 너무 낙담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맥코넬은 이 지역에서 37년을 살았다면서 "이 동네에 이런 일이 벌어지기는 처음"이라면서 "윤씨 집과 함께 전소된 집에는 한국인이 아니라 중국인이 살았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교회 차원에서 사고 수습을 돕기 위해 장례절차 등을 최선을 다해 도와주고 성금도 모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LA) 한국총영사관은 현지에 파견한 영사를 통해 사고 당일 윤씨에게 시신수습과 장례절차, 보상절차 등을 안내했고, 앞으로 유가족과 협의해 사고수습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샌디에이고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