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외환위기 이후 매년 증가 추세를 보여왔던 대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내년에는 대폭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허영섭)는 국내 연구개발투자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09년도 연구개발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36%(36개사)가 올해보다 R&D 투자를 축소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7%의 기업만이 R&D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대답한 것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산기협측은 특히 R&D 투자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밝혔다.

응답기업의 34%는 올해보다 투자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대답했으며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30%였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54%가 투자 확대,39%가 투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각각 밝혔다.

내년도 경영환경 전망에 대해서는 69%가 올해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밝혀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경영환경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23%였으며 올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

아울러 응답기업의 37%는 올해보다 채용규모를 줄일 계획이라고 대답했으며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34%를 기록했다. 올해보다 채용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라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연구개발 투자 규모의 적정성에 대해 46%가 '기업규모와 성장잠재력을 고려할 때 연구개발 투자가 부족하다'고 응답했으며 50%는 적정수준이라고 답했다.

노민선 산기협 전임연구원은 "경영환경 악화로 내년 기업들의 R&D 투자가 과거에 비해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 차원에서 연구인력 고용과 같은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