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휴대폰 단말기 도입의 걸림돌이 돼 왔던 위피(무선인터넷 플랫폼) 탑재 의무화가 폐지되면서 SK텔레콤과 KTF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KTF는 애플사와 세계적인 히트제품인 '아이폰' 도입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협상이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도 애플, 소니에릭슨 등과 단말기 도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어 위피 탑재 의무화를 내년 4월 1일부터 폐지키로 했다.

무선 인터넷 기술 확보와 중복 투자 해소, 콘텐츠 산업 육성 등을 위해 2005년부터 위피 탑재를 의무화했으나, 정책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고 최근 모바일 플랫폼에서 범용 모바일 OS로 전환되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이번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위피 탑재에 부정적인 반을을 보였던 해외 업체들의 단말기 도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KTF는 애플사와 가격 등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짓고 아이폰 출시 준비를 거의 다 해 놓은 것으로 안다"며 "내년 4월 1일 출시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위피 의무화가 폐지돼 현재 진행 중인 애플사와 소니에릭슨 등과의 협상에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해외 단말기의 도입은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높이는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아이폰 이용자의 98%가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고, 미국 평균 ARPU의 2배 가량인 100달러 이상인 이용자가 40%에 달한다.

이 증권사 안재민 연구원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성숙돼 각사가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기 때문에 해외 스마트폰이 들어오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G텔레콤의 경우 SK텔레콤이나 KTF와 달리 WCDMA방식이 아닌 리비전A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해외 단말기 도입이 달갑지 않다. 대부문 단말기 업체들이 WCDMA 방식에 맞는 단말기를 만들고 있어 LG텔레콤 가입자들은 이용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은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CDMA 기반의 리비전A를 채택해 비용을 크게 줄이는데는 성공했으나, 다양한 단말기 이용이 어려운 단점이 부각되게 된 것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