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행연합회와 금융산업노조는 10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금융회사 노사 전체대표자 회의를 열고 올해 임금을 동결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연합회는 "올해 공무원의 경우 2.5%,민간기업은 평균 5% 임금 인상이 이뤄졌다"며 "이번 합의는 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노사 양측이 대승적으로 양보해 이뤄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임금교섭이 노사간 인식차로 타결이 쉽지 않았으나 현재의 금융위기가 중차대한 상황임을 인식해 최종적으로 동결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노조 측도 "임금 동결에 호응해 사용자 측도 고용 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특별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동결 선언에 대해 은행권 일각에서는 금융 노사가 막판까지 여론의 눈치를 보다가 어쩔 수 없이 합의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 양측이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기보다는 은행권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등떠밀려 합의한 것에 불과하는 지적이다.

국내 은행들은 외환위기 때 정부와 국민의 지원으로 회생한 뒤 과도한 자산 늘리기 경쟁으로 버블을 키웠고,자난 몇 년간 다른 직종에 비해 과다한 임금 인상을 해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누가 보더라도 양측이 임금교섭 합의에 실패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나쁜 여론이 더 악화될 것을 의식해 고용 안정과 임금 동결이라는 실리를 주고 받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양측은 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은행 영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각각 30분 앞당기기로 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