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모주 투자 '재미 못봤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규상장 44社로 줄어 … 공모가보다 오른 종목 6개뿐
삼강엠앤티 투자수익률 31% 최고
올해 공모주시장이 10일 청약을 받은 엠게임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마감했다. 엠게임의 최종경쟁률은 663.54 대 1을 기록했다.
올해 공모주시장은 최악의 해를 보냈다. 신규 상장사는 1998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은 44개에 그쳤고 공모가를 밑돈 종목들도 수두룩했다. 주가 하락으로 기업공개(IPO)를 연기한 곳들이 속출한 데다 그나마 상장한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도 냉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공모주 시장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상장을 무작정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IPO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장기업 작년보다 38% 급감
10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종목은 유가증권시장 7곳,코스닥시장 37곳 등 44곳에 불과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로 공모주가 8곳에 불과했던 1998년 이후 최저치로 작년(72곳)과 비교해선 38% 급감한 수치다.
공모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시장 급락 때문이다.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기업들이 원하는 공모가와 시장이 원하는 공모가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공모를 포기 또는 연기하는 기업이 잇따랐다. 공모를 포기하거나 연기하기 위해 공모 철회신고서를 제출한 곳만 STX엔파코 티스퓨쳐 서암기계공업 해덕선기 등 15곳에 달한다.
시장 상황을 정면 돌파한 공모주들도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신규 상장한 42곳(아이컴포넌트 엠게임은 이달 상장예정) 가운데 36곳의 현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미텍과 JCE 테스는 공모가 대비 80% 이상 급락했고 네오엠텔 서울옥션 코웰이홀딩스 월덱스는 70% 넘게 빠졌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낮았던 기업들도 서울옥션 비유와상징 고영 이크레더블 등 11곳에 달했다.
공모가 대비 선방한 새내기주는 삼강엠앤티 LG파워콤 에너지솔루션 에스맥 슈프리마 마이크로컨텍솔루션 등 6곳에 불과했다. 특히 삼강엠앤티는 후육강관에서 조선블록으로 사업영역 확대가 예상되면서 현 주가가 공모가보다 31.69% 높아 올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우진비앤지와 엘디티는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90% 이상 높게 형성됐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 각각 80% 내외 급락한 상태다. 한때 대박으로 인식되던 공모주 투자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청약 미달 사태도 잇따랐다. 올해 청약이 미달된 곳은 마이스코와 비유와상징 슈프리마 한텍 LG이노텍 심팩ANC 등 6곳에 이른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서 공모기업 성장성에 대한 프리미엄이 줄어들었고 기대수익률이 높았던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주가가 공모가 대비 일정 부분 이하로 하락할 경우 주관회사에서 의무적으로 주식을 매입해야 했던 '풋백옵션' 제도가 작년 7월 폐지되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장치가 사라진 점도 공모주 시장 침체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내년은 대어급 많아
내년에도 전체 시장 전망이 밝지 않아 공모주시장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하지만 내년으로 상장을 미룬 대어급들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어서 기대감은 높다.
올해 상장 승인을 받았다가 내년으로 상장을 미룬 기업들은 진로 동양생명 포스코건설 대우캐피탈 롯데건설 SKC&C 등으로 면면이 화려하다.
김영근 한화증권 연구원은 "대기업들도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공모를 더이상 미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시장에 나오면 대형주를 선호하는 최근 장세에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기업 민영화에 따른 공모주시장 부각도 기대감을 모은다. 증권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민영화가 늦춰진 데 따른 반작용으로 지역난방공사 한국남동발전 등의 공기업들이 공모를 통해 민영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 포스코나 KT의 민영화 때와 같은 열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 주식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더라도 공모가 거품이 빠져 올해보다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많다. 최근 공모가가 기업 희망가의 절반 수준으로 결정되면서 공모 경쟁률도 높게 나왔다.
신동민 대우증권 ECM부 팀장은 "올해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같은 악조건을 뚫고 상장을 추진하는 회사는 오히려 시장에서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며 "내년 공모주 시장은 거품이 더 빠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선별적인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진형/조재희 기자 u2@hankyung.com
삼강엠앤티 투자수익률 31% 최고
올해 공모주시장이 10일 청약을 받은 엠게임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마감했다. 엠게임의 최종경쟁률은 663.54 대 1을 기록했다.
올해 공모주시장은 최악의 해를 보냈다. 신규 상장사는 1998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은 44개에 그쳤고 공모가를 밑돈 종목들도 수두룩했다. 주가 하락으로 기업공개(IPO)를 연기한 곳들이 속출한 데다 그나마 상장한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도 냉담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공모주 시장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상장을 무작정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IPO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장기업 작년보다 38% 급감
10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종목은 유가증권시장 7곳,코스닥시장 37곳 등 44곳에 불과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로 공모주가 8곳에 불과했던 1998년 이후 최저치로 작년(72곳)과 비교해선 38% 급감한 수치다.
공모시장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은 시장 급락 때문이다.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기업들이 원하는 공모가와 시장이 원하는 공모가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공모를 포기 또는 연기하는 기업이 잇따랐다. 공모를 포기하거나 연기하기 위해 공모 철회신고서를 제출한 곳만 STX엔파코 티스퓨쳐 서암기계공업 해덕선기 등 15곳에 달한다.
시장 상황을 정면 돌파한 공모주들도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신규 상장한 42곳(아이컴포넌트 엠게임은 이달 상장예정) 가운데 36곳의 현 주가가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미텍과 JCE 테스는 공모가 대비 80% 이상 급락했고 네오엠텔 서울옥션 코웰이홀딩스 월덱스는 70% 넘게 빠졌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낮았던 기업들도 서울옥션 비유와상징 고영 이크레더블 등 11곳에 달했다.
공모가 대비 선방한 새내기주는 삼강엠앤티 LG파워콤 에너지솔루션 에스맥 슈프리마 마이크로컨텍솔루션 등 6곳에 불과했다. 특히 삼강엠앤티는 후육강관에서 조선블록으로 사업영역 확대가 예상되면서 현 주가가 공모가보다 31.69% 높아 올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우진비앤지와 엘디티는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90% 이상 높게 형성됐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보다 각각 80% 내외 급락한 상태다. 한때 대박으로 인식되던 공모주 투자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청약 미달 사태도 잇따랐다. 올해 청약이 미달된 곳은 마이스코와 비유와상징 슈프리마 한텍 LG이노텍 심팩ANC 등 6곳에 이른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서 공모기업 성장성에 대한 프리미엄이 줄어들었고 기대수익률이 높았던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주가가 공모가 대비 일정 부분 이하로 하락할 경우 주관회사에서 의무적으로 주식을 매입해야 했던 '풋백옵션' 제도가 작년 7월 폐지되면서 투자자들의 안전장치가 사라진 점도 공모주 시장 침체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내년은 대어급 많아
내년에도 전체 시장 전망이 밝지 않아 공모주시장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하지만 내년으로 상장을 미룬 대어급들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어서 기대감은 높다.
올해 상장 승인을 받았다가 내년으로 상장을 미룬 기업들은 진로 동양생명 포스코건설 대우캐피탈 롯데건설 SKC&C 등으로 면면이 화려하다.
김영근 한화증권 연구원은 "대기업들도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공모를 더이상 미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시장에 나오면 대형주를 선호하는 최근 장세에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기업 민영화에 따른 공모주시장 부각도 기대감을 모은다. 증권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민영화가 늦춰진 데 따른 반작용으로 지역난방공사 한국남동발전 등의 공기업들이 공모를 통해 민영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거 포스코나 KT의 민영화 때와 같은 열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 주식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더라도 공모가 거품이 빠져 올해보다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많다. 최근 공모가가 기업 희망가의 절반 수준으로 결정되면서 공모 경쟁률도 높게 나왔다.
신동민 대우증권 ECM부 팀장은 "올해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같은 악조건을 뚫고 상장을 추진하는 회사는 오히려 시장에서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며 "내년 공모주 시장은 거품이 더 빠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의 선별적인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진형/조재희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