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이후 평균수익률 -40.29% … 적립식이 거치식 보다 회복 빨라

증시가 반등 국면으로 접어들자 국내 주식형펀드들이 잇따라 '반토막'에서 벗어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찌들었던 국내 주식형펀드가 서서히 원기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특히 매달 투자금을 꾸준히 넣은 적립식펀드가 거치식펀드보다 수익률 회복 속도가 월등히 높아 '적립식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투자펀드의 경우 거치식은 여전히 절반 이상의 원금을 잃은 상태지만 적립식은 '반토막'에서 벗어나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10일 펀드평가사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설정액 5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40.29%로 집계됐다. 이날 3.62% 오른 증시 상승분을 반영하면 국내 주식형펀드의 올 들어 손실률은 30%대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48.35%의 수익률로 올 들어 손실폭이 가장 컸던 지난 10월27일의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과 비교하면 한 달 남짓 사이에 원금의 8%가량을 되찾았다는 얘기다.

특히 매달 일정액을 펀드에 넣는 적립식펀드가 거치식펀드보다 수익률 회복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설정 잔액이 1조7000억원을 넘는 'KTB마켓스타주식'은 거치식의 경우 지난 9일 기준 올 들어 수익률은 -40.23%였지만,매월 초 일정한 액수를 납입한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은 -25.73%에 그쳤다. 3조원가량의 돈이 몰린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도 연초 이후 적립식의 수익률이 -27.10%로 거치식의 -40.34%보다 월등히 좋았다.

이 같은 결과는 증시가 900대에서 움직였던 10월과 11월에도 펀드에 투자금을 넣어 저가 매수에 가담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신건국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거치식펀드는 증시가 하락하면 주식시장에 60% 이상을 투자하는 주식형펀드 수익률도 손을 쓸 수 없이 떨어지지만,적립식펀드는 정해진 시기에 일정한 자금을 넣으면서 저가 매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따라서 적립식펀드는 증시 상승기에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자가 많이 몰렸으나 여전히 '반토막' 수익률을 기록 중인 중국 펀드의 경우도 적립식펀드는 이미 손실폭이 절반 이하로 뚤 떨어졌다.

실제 1조4000억원이 몰린 '슈로더차이나그로스주식'은 중국 증시가 저점을 찍고 반등 추세로 접어든 10월28일부터 지난 9일까지 35%나 올랐지만 거치식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은 -50.9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국펀드 평균 수익률(-52.18%)보다 소폭 높은 것이지만 여전히 '반토막' 행진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적립식의 경우 같은 기간 수익률은 -27.93%로 이미 '반토막' 대열에서 탈출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최근 반등 과정에서 환매하거나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적립식펀드에 납입을 멈추지 않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응해 '반토막'에서 벗어난 투자자들도 상당수 있다"며 "이는 모범적인 투자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