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 6자 회담이 결국 아무런 성과를 보지 못하고 10일 폐막했다. 한때 참가국들은 핵심 쟁점인 핵 시료 채취와 관련해 이를 내용적으로 보장하는 표현을 쓰기로 합의했으나 북한이 시료 채취라는 문구 사용을 끝까지 거부해 결국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사흘째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견을 전혀 좁히지 못했다"며 "아주 어려운 회담이었고 어려운 하루였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혀 사실상 회담이 결렬된 것임을 시사했다. 힐 차관보는 오후 6시30분(현지시간) 회담장인 댜오위타이를 떠나버렸다. 회담 내용에 극히 불만족스러움을 표출한 것이다.

미국이 떠나고 나머지 5개국이 회담장에 남아 의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회담 후 "내일 일정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매듭을 짓지 않고 헤어졌다"며 "의장국 중국이 회기 연장이나 휴회 등을 결정해 참가국들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