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전문기업 셀런이 계열사로부터 받을 빚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받기로 결정해 관심이다. 계열사의 현금 유동성이 악화되자 숨통을 트이게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잇달아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는 등 정부가 시중에 자금을 풀고 있으나, 중소형사들의 자금난은 여전해 향후 비슷한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프리샛은 지난 10일 관계사 셀런을 대상으로 신주 1097만1012주를 발행하는 59억7900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프리샛의 장기매출채권을 받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자 셀런이 프리샛의 신주를 받는 조건으로 두 회사 간 채무관계를 종료한 것이다.

증자가 완료되면 셀런은 기존 지분을 더 해 프리샛 주식 1294만5261주(지분율 50.61%)를 보유하게 돼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법원이 현물출자 방식의 이번 유상증자를 인가하면 내년 1월 중순께 프리샛의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프리샛이 매출채무에 대한 상환 방식을 현금지금 대신, 신주 발행으로 정한 것은 회사의 현금 유동성이 좋지 않은 탓이다. 셀런 관계자는 "프리샛의 유동성이 떨어져 현금보다는 신주로 받는 게 회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프리샛은 지난 3분기 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2억6500만원의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적자 전환한 것이다. 당기순손실도 39억원에 달했다.

프리샛 관계자는 "주력인 내비게이션 부문이 부진해 4분기 실적도 (3분기에 비해) 크게 좋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의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현물출자 방식 유상증자는 프리샛의 입장에서 보면 채무가 감소해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또 셀런 입장에서도 신주를 받아 향후 차익을 노릴 수도 있어 크게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중에 돈이 귀해진만큼 앞으로 관계사들간의 현물출자 방식 유상증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25분 현재 프리샛은 재무구조 개선 기다감에 힘입어 가격제한폭(14.41%)까지 오른 635원에 거래되고 있다. 셀런은 전날보다 2.48% 떨어진 1570원을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