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대형 금융회사들이 지난 여름 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에 수백만달러를 후원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 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AP통신은 10일 주요 기부자 명단에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 포드자동차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프레디맥 등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15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AIG는 지난 8월 덴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와 지난 9월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각각 75만달러씩 기부했다.최근 유동성위기에 몰려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씨티그룹은 공화당 전당대회에 35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총 60만달러를 후원했다.1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골드만삭스 역시 공화당 전당대회를 위해 25만5000달러를 지원하는 등 모두 50만5000달러를 썼다.포드자동차는 공화당과 민주당 각각 20만달러씩 기부했다.

공적자금 지원을 받은 금융사들이 정치권에 거액을 기부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들이 주요 정당의 정책 지원을 받기 위해 돈을 물쓰듯이 쓴 게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미 선거자금연구소(CFI)와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민주당과 공화당의 전당대회에서 기업과 노동단체,개인 자산가들이 기부한 정치 자금은 모두 1억1800만달러에 달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