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당국이 최근 북한을 '핵보유국'에 포함시킨 보고서를 내놓은 데 이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북한이 여러 개의 핵폭탄을 제조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북한이 2006년 10월 핵실험을 실시한 뒤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은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지만 미국의 국방장관이 북한의 핵폭탄 제조를 기정사실화한 것은 처음이다. 게이츠 장관은 외교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즈' 최신호(2009년 1,2월호)에 기고한 '균형 잡힌 전략'이란 글에서 "북한은 여러 개의 (핵)폭탄을 제조했고 이란은 핵클럽 가입을 추구하고 있다(North Korea has built several bombs,and Iran seeks to join the nuclear club)"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1991년부터 1993년까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냈고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역임한 데 이어 오바마 차기 행정부에서도 국방장관에 유임됐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에 무게가 실린다. 한·미 양국 정부 당국자들은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북한이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 핵폭탄을 만드는 수준까지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해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임원기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