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ㆍ제야 음악회' 준비하는 조영남ㆍ영수 형제 "우린 서로의 삶에 관심 없지만 음악은 잘 통하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조영남ㆍ영수 형제 "우린 서로의 삶에 관심 없지만 음악은 잘 통하지"
가수 조영남씨(63)를 인터뷰하기 위해 11일 서울 청담동 그의 집으로 가는 길에 전화가 걸려왔다. 점심 시간이 다 됐으니 중국음식을 먹으면서 인터뷰를 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공시가격 40억4000만원 짜리 집에서 자장면으로 점심을 때우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기스면에 자장 소스를 탄 특이한 레시피의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는 조씨에게 요즘도 인터넷을 보지 않고 생활하는지를 물었다. 그는 반말과 존댓말을 반반씩 섞어가며 유쾌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난 집에 컴퓨터를 아예 안둬.세상의 모든 게 인터넷에 다 나온다는 건 구라야.어차피 일일이 다 찾아봐야하는 거고,찾아도 없는 게 많거든.인간 관계가 너무 건성건성하게 되는 것 같아서 싫어."
그의 팬들만큼이나 많은 '안티'탓에 인터넷을 안보는 것은 아니란다. 그림,글,노래,여자친구들과 수다떨기같이 재미있는 일들이 너무 많아 인터넷을 할 겨를도 없단다. 그의 인생 모토도 '재미있게 살자'다. 남의 시선에 별로 신경쓰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하니 "아멘!"이라고 외친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그의 동생인 테너 조영수 부산대 성악과 교수(58)가 도착했다. 12월30일과 31일에 고양아람누리극장에서 함께 여는 '송년ㆍ제야 음악회' 공연 준비작업을 하기 위해서다. 두 사람은 이번 공연에서 8명의 테너와 함께 팝송은 물론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에 나오는 유명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가곡 '가고파' 등 다양한 곡들을 들려준다.
동생은 현관문을 열고 "야~여기가 정말 형 집이야? 궁궐이네~"라며 들어왔다. 형이 청담동 집으로 이사온 지 2년이 넘었는 데도 이 집을 찾아온 것은 처음이란다.
"원래 우리 형제들은 서로에게 별 관심없어.싫어하는 건 아닌데 집안 분위기가 원래 그래.부모님도 각자 알아서 크라는 식으로 키웠어.내 동생은 내가 노래 잘부르는지도 몰랐어."
조씨는 식사를 하다 말고 동생에게 집구경을 시켜줬다. 거실에서는 한강이 훤히 내려다 보였고,서재 벽에는 책이 가득하다. 올해 모 대학 뮤지컬학과에 입학한 딸의 방은 잠겨 있었다. "나는 우리 딸이 노래를 잘하는 줄도 몰랐어.서로의 인생에 관여 안하거든.그래도 입시에 떨어질까봐 얼마나 마음 졸였나 몰라.그런거 보면 나도 보통 아빠랑 공통점이 있긴 해."
형제는 역시 피아노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형이 반주를 넣으면서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즉석에서 부른 곡은 가스펠송인 '유 레이즈 미 업'.원래는 이번 공연에서 동생이 혼자 부르려던 곡이다. 호흡을 맞춰 본 적이 없는데도 화음이 좋다. 조씨는 기대 이상의 노래가 나오자 30~31일 공연에서 함께 부르는 것으로 바로 결정했다. 동생도 토를 달지 않는다.
"내 동생은 정말 천사야.나한테 꼼짝을 못해.얼마나 착하냐 하면 처음 결혼한 여자와 '끝끝내' 지금까지 살잖아.그러면서도 나보고 왜 그렇게 사냐고 물은 적이 한번도 없어.우리 집안 자체가 각자 삶을 존중하거든요. "
침실문도 선뜻 열어줬다. 조씨는 침실에서 미술 작업을 한다. 키보드와 미술 도구,수집해둔 안경 등이 널부러져 있다. 최근 재발간한 신앙에세이집 <조영남 예수의 샅바를 잡다>(나무의 숲)도 보인다. 여기서 그린 그림 30점은 오는 16일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자선경매 '화이트 세일'에 내놓는다.
혼자 생활하는 것이 외롭지 않냐는 질문을 하자 여지없이 타박이 돌아왔다.
"그걸 말이라고 해? 원래 인생은 외로운 거야.나는 그거 묻는 사람있으면 꼭 이렇게 말해.너는 안 외롭냐고."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난 집에 컴퓨터를 아예 안둬.세상의 모든 게 인터넷에 다 나온다는 건 구라야.어차피 일일이 다 찾아봐야하는 거고,찾아도 없는 게 많거든.인간 관계가 너무 건성건성하게 되는 것 같아서 싫어."
그의 팬들만큼이나 많은 '안티'탓에 인터넷을 안보는 것은 아니란다. 그림,글,노래,여자친구들과 수다떨기같이 재미있는 일들이 너무 많아 인터넷을 할 겨를도 없단다. 그의 인생 모토도 '재미있게 살자'다. 남의 시선에 별로 신경쓰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하니 "아멘!"이라고 외친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그의 동생인 테너 조영수 부산대 성악과 교수(58)가 도착했다. 12월30일과 31일에 고양아람누리극장에서 함께 여는 '송년ㆍ제야 음악회' 공연 준비작업을 하기 위해서다. 두 사람은 이번 공연에서 8명의 테너와 함께 팝송은 물론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에 나오는 유명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가곡 '가고파' 등 다양한 곡들을 들려준다.
동생은 현관문을 열고 "야~여기가 정말 형 집이야? 궁궐이네~"라며 들어왔다. 형이 청담동 집으로 이사온 지 2년이 넘었는 데도 이 집을 찾아온 것은 처음이란다.
"원래 우리 형제들은 서로에게 별 관심없어.싫어하는 건 아닌데 집안 분위기가 원래 그래.부모님도 각자 알아서 크라는 식으로 키웠어.내 동생은 내가 노래 잘부르는지도 몰랐어."
조씨는 식사를 하다 말고 동생에게 집구경을 시켜줬다. 거실에서는 한강이 훤히 내려다 보였고,서재 벽에는 책이 가득하다. 올해 모 대학 뮤지컬학과에 입학한 딸의 방은 잠겨 있었다. "나는 우리 딸이 노래를 잘하는 줄도 몰랐어.서로의 인생에 관여 안하거든.그래도 입시에 떨어질까봐 얼마나 마음 졸였나 몰라.그런거 보면 나도 보통 아빠랑 공통점이 있긴 해."
형제는 역시 피아노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형이 반주를 넣으면서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즉석에서 부른 곡은 가스펠송인 '유 레이즈 미 업'.원래는 이번 공연에서 동생이 혼자 부르려던 곡이다. 호흡을 맞춰 본 적이 없는데도 화음이 좋다. 조씨는 기대 이상의 노래가 나오자 30~31일 공연에서 함께 부르는 것으로 바로 결정했다. 동생도 토를 달지 않는다.
"내 동생은 정말 천사야.나한테 꼼짝을 못해.얼마나 착하냐 하면 처음 결혼한 여자와 '끝끝내' 지금까지 살잖아.그러면서도 나보고 왜 그렇게 사냐고 물은 적이 한번도 없어.우리 집안 자체가 각자 삶을 존중하거든요. "
침실문도 선뜻 열어줬다. 조씨는 침실에서 미술 작업을 한다. 키보드와 미술 도구,수집해둔 안경 등이 널부러져 있다. 최근 재발간한 신앙에세이집 <조영남 예수의 샅바를 잡다>(나무의 숲)도 보인다. 여기서 그린 그림 30점은 오는 16일 평창동 서울옥션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자선경매 '화이트 세일'에 내놓는다.
혼자 생활하는 것이 외롭지 않냐는 질문을 하자 여지없이 타박이 돌아왔다.
"그걸 말이라고 해? 원래 인생은 외로운 거야.나는 그거 묻는 사람있으면 꼭 이렇게 말해.너는 안 외롭냐고."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