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피 탑재 의무화 해제 … KT와 합병 기대감도 커져

KTF가 잇단 호재로 강세를 지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기 방어주라는 특성이 있는 데다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단말기에서 구현하는 위피(WIPI) 탑재 의무화 해제에 따른 수혜 등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이어지며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KTF는 장중에 올해 최고치인 3만2500원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인 끝에 4.67%(1400원) 오른 3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률은 코스피 상승률(0.75%)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경쟁업체인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각각 2.96%와 6.46% 하락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뤘다. 이로써 KTF는 이틀 동안 10% 가까이 오르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향후 성장성을 뒷받침할 만한 호재성 재료가 잇따르기 때문이다.

KTF는 내년 4월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단말기에 구현하는 국내 고유의 플랫폼인 위피(WIPI) 탑재 의무화가 해제되면 가장 큰 혜택이 있을 것이란 평가다. 그동안 위피는 외국산 단말기의 국내 시장 진입을 막는 역할을 해왔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애플사의 3G 아이폰 수입을 추진해왔던 KTF는 위피 의무화가 폐지되면 휴대폰 단말기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애플 노키아 등 외국산 단말기가 국내에 출시되면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소비층을 넓힐 수 있는데다 단말기 조달 가격도 낮출 수 있어 장기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석이었던 모회사 KT의 사장직에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내정되면서 KTF와의 합병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박재석 연구원은 "마케팅 비용 감소로 KTF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1% 증가한 198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애플사 아이폰이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가 되면서 내년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환율이 높아 외산 단말기 도입단가가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커 단기간에 외국산 제품이 확대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