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연말 수출] 대기업 "수출보험 늘려달라"…수보 "무조건 해줄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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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출금융-수출신용이 일거에 흔들리면서 자금력과 영업력을 갖춘 대기업들까지 수출보험공사에 구애를 하고 있다. 삼성,LG 같은 기업들조차 보험공여한도를 대폭 늘려달라고 부탁하는 상황이다. 미국 대형유통업체인 서킷시티가 파산한 이후엔 아예 수보를 담당하는 전담인력을 둘 정도다.
신용경색에 따른 수출애로를 해결하려면 수출보험공사의 전향적이고 공격적인 보험 운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통상적인 경우라면 보험한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수출을 늘릴 수 있지만 지금은 비상상황"이라며 "특히 위험도가 높은 신흥시장의 경우 적절한 수준의 보험지원이 안되면 수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출보험공사도 사정이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기업들의 수출보험 확대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보는 해외 수입업자가 파산 등으로 수출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보험에 가입한 기업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기업들이 환율 급등으로 내야할 환수금도 은행 등 금융기관에 선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세계적인 실물경기 침체로 해외 수입업자들의 신용도가 하락하면서 수보의 피해도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킷시티가 최종 파산할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등 수출기업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은 최대 2000억원(1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들에 선수금환급보증(RG)을 내준 금융기관을 상대로 판매한 선박관련 수출보증보험(RG보험) 액수도 2조7000억원이나 된다.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C&중공업이 건조 중인 3척에도 수보의 RG보험 대상이어서 만약 선주가 계약을 취소하고 선수금 반환을 요구하면 그 부담(2800만달러)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환율 급등에 따른 환변동보험 환수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도 수보가 수출보험 지원을 공격적으로 확대하지 못하는 이유다. 환율이 최근 15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환변동보험 가입 기업들이 내야 할 환수금은 올해 1조6000억원,내년엔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보다 40조원이나 증액될 수보의 내년 보험공여한도(170조원)에 주목하고 있다. 한도를 늘리기 위한 법률은 새해 예산안에 포함돼있는 상태로 국회 통과와 동시에 '뉴 머니'를 따내기 위한 기업들의 각축전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조일훈/류시훈 기자 jih@hankyung.com
신용경색에 따른 수출애로를 해결하려면 수출보험공사의 전향적이고 공격적인 보험 운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통상적인 경우라면 보험한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수출을 늘릴 수 있지만 지금은 비상상황"이라며 "특히 위험도가 높은 신흥시장의 경우 적절한 수준의 보험지원이 안되면 수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출보험공사도 사정이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기업들의 수출보험 확대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보는 해외 수입업자가 파산 등으로 수출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보험에 가입한 기업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또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기업들이 환율 급등으로 내야할 환수금도 은행 등 금융기관에 선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세계적인 실물경기 침체로 해외 수입업자들의 신용도가 하락하면서 수보의 피해도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킷시티가 최종 파산할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등 수출기업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은 최대 2000억원(1억6000만달러)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들에 선수금환급보증(RG)을 내준 금융기관을 상대로 판매한 선박관련 수출보증보험(RG보험) 액수도 2조7000억원이나 된다.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C&중공업이 건조 중인 3척에도 수보의 RG보험 대상이어서 만약 선주가 계약을 취소하고 선수금 반환을 요구하면 그 부담(2800만달러)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환율 급등에 따른 환변동보험 환수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도 수보가 수출보험 지원을 공격적으로 확대하지 못하는 이유다. 환율이 최근 15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환변동보험 가입 기업들이 내야 할 환수금은 올해 1조6000억원,내년엔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보다 40조원이나 증액될 수보의 내년 보험공여한도(170조원)에 주목하고 있다. 한도를 늘리기 위한 법률은 새해 예산안에 포함돼있는 상태로 국회 통과와 동시에 '뉴 머니'를 따내기 위한 기업들의 각축전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조일훈/류시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