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내기 수출도 안된다…12월 들어서도 마이너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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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무려 18.3%나 줄어들어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수출이 이달 들어서도 예상치를 벗어나는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밀어내기'라는 이름의 연말 특수 시즌이 시작됐지만 밀어낼 수도,밀어낼 곳도 없는 암담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1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통관기준)실적은 70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80억7000만달러)에 비해 13.1%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도 102억2000만달러로 작년 동기(111억6000만달러)보다 8.4% 감소했다.
정부와 업계가 연말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주력 시장의 수요 위축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반도체 가전 조선 등의 시장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최대 수출처인 중국시장마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종합상사의 최고경영자는 "선진국 시장이 다 죽어 억지로 밀어내려 해도 밀어낼 곳이 없다"며 "얼마 전까지 물건 내주며 큰소리치던 제조업체들이 요즘은 '제발 우리 물건 좀 팔아달라'고 애걸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현지 금융사들의 부실 확대로 수출금융이 제대로 안 되고 △미국의 서킷시티 파산 이후 국내 기업들이 수출대금 떼일 것을 우려해 수출 확대를 주저하는 양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국내 4대그룹 중 한 곳은 자체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수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수출목표 물량의 15%를 줄여야 한다는 내부 보고서까지 만든 상태다. 또 다른 그룹은 수출보험공사가 보험한도를 추가로 10억달러 정도만 늘려주면 연간 40억달러 이상을 더 수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출보험공사 역시 기금한도가 넉넉하지 않은 데다 중소기업 수출도 지원해야 할 상황이어서 대기업 쪽 자금 배정을 늘리기 어려운 여건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수출기업들은 매출채권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해 수출물량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한도가 상향 조정되지 않으면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 본사에서 수출물량을 받아 해외에서 판매하는 해외법인들 역시 쌓이는 재고만 바라보고 있다. 해외 금융사들이 국내 제품들을 사주는 거래선들을 믿지 못하는 현상이 생겨나면서 매출채권 할인 등을 통한 수출대금 회수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일훈/류시훈 기자 jih@hankyung.com
11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통관기준)실적은 70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80억7000만달러)에 비해 13.1%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도 102억2000만달러로 작년 동기(111억6000만달러)보다 8.4% 감소했다.
정부와 업계가 연말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주력 시장의 수요 위축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반도체 가전 조선 등의 시장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최대 수출처인 중국시장마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종합상사의 최고경영자는 "선진국 시장이 다 죽어 억지로 밀어내려 해도 밀어낼 곳이 없다"며 "얼마 전까지 물건 내주며 큰소리치던 제조업체들이 요즘은 '제발 우리 물건 좀 팔아달라'고 애걸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다 △현지 금융사들의 부실 확대로 수출금융이 제대로 안 되고 △미국의 서킷시티 파산 이후 국내 기업들이 수출대금 떼일 것을 우려해 수출 확대를 주저하는 양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국내 4대그룹 중 한 곳은 자체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수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수출목표 물량의 15%를 줄여야 한다는 내부 보고서까지 만든 상태다. 또 다른 그룹은 수출보험공사가 보험한도를 추가로 10억달러 정도만 늘려주면 연간 40억달러 이상을 더 수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출보험공사 역시 기금한도가 넉넉하지 않은 데다 중소기업 수출도 지원해야 할 상황이어서 대기업 쪽 자금 배정을 늘리기 어려운 여건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수출기업들은 매출채권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해 수출물량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한도가 상향 조정되지 않으면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 본사에서 수출물량을 받아 해외에서 판매하는 해외법인들 역시 쌓이는 재고만 바라보고 있다. 해외 금융사들이 국내 제품들을 사주는 거래선들을 믿지 못하는 현상이 생겨나면서 매출채권 할인 등을 통한 수출대금 회수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일훈/류시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