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뒤늦은 초강수에 "좀 더 빨리 움직였더라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1%포인트 인하'에 대해 모두가 놀라는 분위기다. 정부와 시장은 물론 한은 내부에서조차 "설마 이 정도로 세게 나올 줄이야…"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정부와 시장에선 '한은이 모처럼 적극적이고 과감한 조치를 내놨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국내외 경제가 어려워지고 신용 경색이 심각한 상황에서 한은이 '중앙은행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는 책임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는 것이다. 평소 한은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온 정부 관계자들조차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며 "이번 조치로 시장 금리가 떨어지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뒤늦은 초강수'라는 지적도 있다. '뒷북 대응'이라거나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한은'이란 비판을 듣기 전에 이왕이면 "좀 더 빨리 움직였더라면…"하는 아쉬움이 크다는 것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특히 한은이 지난 8월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을 실수로 꼽고 있다. 당시는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반면 국제 유가는 서서히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을 때였다. 통화 정책이 최소 6개월,길게 보면 1년 이상을 보고 하는 것이라면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압력 둔화에 대비해 기준 금리를 내리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동결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은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차단'을 내세우며 기준 금리를 올렸고 결과적으로 '자충수'를 뒀다는 것이다. 한은은 불과 두 달 뒤인 지난 10월 초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 이번 금통위까지 단 두 달 만에 기준 금리를 2.25%포인트나 떨어뜨렸다.
그동안 시장에선 "한은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한꺼번에 정책 금리를 1%포인트 이상 내리고 회사채 매입 등 전대미문의 강도 높은 유동성 대책을 내놓는데도 한은은 "금융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이나 유럽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한은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한은이 이번 12월 금통위에서 유례 없이 1%포인트를 인하한 것도 따지고 보면 이 같은 주위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한은의 정책을 보면 처음에는 안 할 것처럼 하다가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 마지못해 두 손을 드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시장의 기대보다 반박자 앞서 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한은이 물가 안정이라는 조직 논리에만 사로잡혀 국가 경제 전체가 필요로 하는 조치를 제때 취하지 못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이번 조치에 대해 정부와 시장에선 '한은이 모처럼 적극적이고 과감한 조치를 내놨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국내외 경제가 어려워지고 신용 경색이 심각한 상황에서 한은이 '중앙은행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는 책임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는 것이다. 평소 한은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온 정부 관계자들조차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며 "이번 조치로 시장 금리가 떨어지면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뒤늦은 초강수'라는 지적도 있다. '뒷북 대응'이라거나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한은'이란 비판을 듣기 전에 이왕이면 "좀 더 빨리 움직였더라면…"하는 아쉬움이 크다는 것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특히 한은이 지난 8월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을 실수로 꼽고 있다. 당시는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반면 국제 유가는 서서히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을 때였다. 통화 정책이 최소 6개월,길게 보면 1년 이상을 보고 하는 것이라면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압력 둔화에 대비해 기준 금리를 내리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동결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은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차단'을 내세우며 기준 금리를 올렸고 결과적으로 '자충수'를 뒀다는 것이다. 한은은 불과 두 달 뒤인 지난 10월 초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 이번 금통위까지 단 두 달 만에 기준 금리를 2.25%포인트나 떨어뜨렸다.
그동안 시장에선 "한은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한꺼번에 정책 금리를 1%포인트 이상 내리고 회사채 매입 등 전대미문의 강도 높은 유동성 대책을 내놓는데도 한은은 "금융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이나 유럽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급기야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한은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한은이 이번 12월 금통위에서 유례 없이 1%포인트를 인하한 것도 따지고 보면 이 같은 주위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한은의 정책을 보면 처음에는 안 할 것처럼 하다가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 마지못해 두 손을 드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시장의 기대보다 반박자 앞서 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한은이 물가 안정이라는 조직 논리에만 사로잡혀 국가 경제 전체가 필요로 하는 조치를 제때 취하지 못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