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일 < (주)클럽여울 대표 >

국경 없는 경쟁시대에 관광만큼 중요한 산업도 없다. 한해 1000만명이 넘는 한국인 관광객이 해외로 나가고,700만명 가까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 등 관광시장이 양적으로 크게 팽창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 면에서는 일반국민이나 상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관광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패키지 여행사들은 눈에 띄는 새로운 상품기획 없이 저가경쟁에만 매달리고 있으며,늘어나고 있는 개별여행객들이 스스로 지갑을 열게 할 정도의 시스템도 아직은 미비해서다.

필자는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볼거리,먹거리,쇼핑 등을 위주로 한 보통의 관광상품과 차별화된 '인력 중심의 직능 상품'을 소재로 부가가치가 높은 여행기획과 행사를 해왔다. 가령 창업여행이나 노사화합 등의 행사는 많은 인력의 협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일반 관광상품은 가이드 한 명이면 충분하지만 직능상품은 해당 분야의 인력이 유기적으로 참여해야 성공할 수 있다.

직능상품에 참여하는 인력은 가정주부에서부터 시골의 할아버지까지 재능만 있으면 가능하다.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어쩔수 없이 회사를 그만둔 이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재활용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의 주식시장을 보고 싶다면 증권회사에 근무한 인력을 연결시켜 준다. 또 한국의 가정을 방문하고 주부들을 만나고 싶다면 이에 가장 적합한 주부와 가정을 소개해주면 된다. 관광으로 돈을 벌고 노는 인력을 활용하니 일석이조다.

이러한 인력들은 단기교육만으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외국어 구사 여부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 예로 인사동에서 꿀타래를 파는 30대 주인은 많아야 10단어 내외의 영어와 일어를 아는데,외국인들은 마냥 즐거워하며 지갑을 연다. 이런 인력들을 조직한다면 우리 관광산업의 미래를 한층 밝힐 수 있다.

최근의 전 세계적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장기적 경기침체 상황을 관광으로 헤쳐나가는 한 방법으로 '한·중·일 무료 셔틀항공' 운항을 고려해볼 수도 있겠다. 정부가 비싼 항공료를 보조해주는 셈으로,세 나라의 관광객 교류를 활성화해 소비를 촉진시키자는 것이다. 엔화 강세와 더불어 한국을 찾는 일본인 쇼핑관광객이 늘고 있는 추세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