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종료…추후 일정 못잡아

북핵 검증의정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 6자 수석대표회담이 11일 결국 성과 없이 종료됐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검증의정서 문서화에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수석대표회담에 참석한 뒤 서우두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5개국은 다 합의했지만 북한은 국제적 검증 기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북한은 지난 9일 중국이 제시한 의정서 초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절충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북한의 의견이 국제적 기준에 미흡한 데다 일본이 보다 명확한 표현을 요구하며 반발하면서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한편 중국은 의장 성명을 통해 "참가국들은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명시한 9·19공동성명에 대해 재확인했으며 검증 조건에 대한 합의를 향해 이뤄진 진전을 평가했다"면서 "검증 과정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자문과 지원을 환영한다"고 원론적으로 언급했다. 성명은 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였던 검증의정서 논의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성명은 "다음 6자회담을 조속히(at an early date) 개최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일정은 명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오바마 신정부 출범 등 상황을 감안할 때 6자회담이 장기 교착 국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