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ㆍ의료비 등 작년 12월~올 12월 사용분 대상

학교급식비ㆍ방과후 수업료도 공제대상 포함

연말이 다가오면 봉급생활자들이 꼭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13월의 보너스'로 불리는 연말정산이다. 영수증 수집 등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잘 만하면 두둑한 환급금을 챙길 수 있다. 요즘처럼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는 더 세심한 연말정산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매년 해도 쉽지 않은 게 연말정산 준비다. 올해는 특히 세법 개정으로 적용되는 소득세율 구간이 달라졌고 여러 항목이 확대되거나 변경됐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연말정산을 잘못하면 오히려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연말정산을 할 때 좀 더 많은 세금을 환급받거나 혹은 잘 몰라서 중복공제 등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올해부터 관리 및 제재가 강화되는 만큼 한층 조심해야 한다. 올해부터 기부금공제 신고자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에 대한 표본조사가 의무화되고 허위 영수증을 작성해 제출하면 최고 40%의 부당 과소신고 가산세가 부과된다

◆올해 달라지는 연말정산 내용

올해는 연말정산 서류를 제출하는 시기가 12월에서 이듬해 1월로,과다납부 세금을 돌려받는 시기도 1월에서 2월로 한 달씩 미뤄진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의료비와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은 작년 12월부터 올 12월분까지 13개월분을 공제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공제 기준도 작년까지는 총급여액 15% 초과분의 15%까지였지만 올해부터는 20% 초과분의 20%로 바뀐다. 단 공제한도는 총급여의 20%와 500만원 중 적은 금액으로 지난해와 같다.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구간도 최저구간은 20%，중간은 15%，최고는 10%씩 각각 상향돼 세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지난 10월19일부터 펀드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에 3년 이상 적립식으로 가입하면 1년차에는 불입액의 20%，2년차에는 10%，3년차에는 5%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분기별 300만원，연간 1200만원 한도 내에서다.

올해부터 출생ㆍ입양한 당해연도에 1인당 연 200만원을 추가 공제해준다. 올해 출생신고를 아직까지 못했더라도 내년 2월 급여를 받을 때까지 신고하면 공제가 가능하다. 노인장기요양보험료도 전액 공제되는 보험료에 추가됐다.

교육비의 경우 학교급식비，학교에서 구입한 교과서 대금，방과후 학교수업료(교재비 제외)가 공제 대상에 새로 포함됐다. 작년까지는 입학금과 수업료 육성회비 등 공납금만 가능했다. 지정기부금 공제한도도 소득금액의 10%에서 15%로 확대된다. 다만 종교단체 기부금은 현행 10%가 유지된다. 본인 기부액만 인정되던 것도 올해부터 소득금액 100만원 이하 배우자와 기본 공제대상자인 직계비속이 기부한 금액까지 포함된다.

주택마련저축의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무주택자이거나 가입 당시 기준시가가 3억원 이하인 국민주택 규모 1주택 세대주여야 되는데 가입 당시 기준시가를 알 수 없는 경우 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가 논란이 돼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확인 가능한 최초 시점에 3억원 이하이면 소득공제를 받는다. 또 올해부터 장애인인 직계비속의 배우자가 장애인인 경우 기본 공제대상자에 추가할 수 있다.

◆연말정산 지원 서비스 최대한 활용해야

근로자들은 내달 15일께 오픈하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www.yesone.go.kr)'를 이용하면 이곳저곳 영수증을 떼러 다니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이 서비스에서는 의료비 교육비 등 10개 소득공제 항목의 영수증을 조회할 수 있다.

올해부터 주택마련저축 납입 및 주택자금상환증명서와 장기주택저당차입금이자상환증명서，공제부금납입증명서가 조회 항목에 새로 추가됐다.

단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며 부양가족의 영수증을 조회하기 위해서는 해당 가족의 사전동의도 받아야 한다. 사전동의 신청은 휴대폰 신용카드 팩스 등으로 가능하다. 올해부터 연말정산을 하는 회사 담당자가 언제든지 애매한 문제를 1 대 1 상담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상담수요가 많은 대기업 공공기관 등 3만2000개가 대상자로 우선 지정됐지만,12월17일부터 24일까지 인터넷(www.yesone.go.kr/call)으로 신청하면 추가 대상이 될 수 있다. 회사별로 담당 세무공무원이 정해져 충실한 연말정산 상담을 해주기 때문에 신청하는 것이 유리하다.

올해부터 연말정산을 직접 해야 하는 영세사업자를 위해 '홈택스(www.hometax.go.kr)'에서 맞춤형 연말정산 전산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세무대리인(기장업체 포함)들은 연말정산 기간에 세무사회에서 별도로 운영하는 상담창구를 이용할 수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