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말 한미간 통화스와프 규모가 300억달러로 확대된데 이어 12일 한·중·일 양자간 통화스와프 규모가 각각 300억달러로 확대됨에 따라 달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외화 자금시장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지난달 말 현재 외환보유고가 2005억달러지만 비상시 추가로 900억달러를 가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 부족 현상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관점에서 단기 호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중·일 양자간 통화스와프 규모 600억달러로 확대

한국은행은 이날 한국과 중국 중앙은행간 약 260억달러(1800억위안, 38조원)에 달하는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은 기존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에 의한 기존의 양자간 통화스와프 40억달러와 별도로 체결되는 것이어서 양국간 통화스와프 규모는 300억달러로 확대된 것이다.

또 한국은행은 일본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규모를 기존 13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중간 통화스와프 계약의 유효기간은 3년이며 양자간 합의에 의해 연장 가능하다. 한일간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는 내년 4월 30일까지 유효하다.

한국은행의 관계자는 "규모 확대보다는 스와프의 성격이 중요하다"며 "비상시에만 쓸수 있던 달러 스와프를 평시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협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비상시 통화스와프 최대 900억달러…외환시장 숨통 트이나

우선 외환보유고 세계 1,2위인 중국, 일본과 통화스와프 규모를 확대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외화자금시장에 심리적인 안정을 줄 전망이다. 필요시 부족한 외환보유고를 언제든 충당할 수단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국내의 외화유동성 확보 창구가 더 늘어난다는 점에서 금융권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외환시장은 수급의 어려움 보다는 국내외 증시나 경기지표, 실적 발표에 흔들리고 있는 만큼 충분한 가용 달러 확보는 시장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환율시장이 수급에 움직이기 보다는 시장 주변 호·악재에 따라 급등락이 반복됐다"면서 "한미 통화스와프 확대에 이어 한중일 양자간 통화스와프 확대는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30일 한미간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효과가 불과 보름 만에 사라지는 등 근본적인 달러공급 부족현상이 해결되기 전에는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한·중·일 양자간 통화스와프 규모 확대 소식이 시장에 전해졌음에도 불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원이 상승한 1372.5원으로 마감됐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미 미국과의 통화스와프을 통해 국가 부도 리스크는 해소된 만큼 한중간 통화스와프가 환율의 큰 흐름을 바꿀 대형 호재로 작용하기보다는 환율 하락의 긍정적 변수의 하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무엇보다 외화자금시장 안정에 도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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