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에 한 번'이라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자산 버블(거품)이 꺼지면서 주식과 부동산은 대폭락하고,외환시장은 급등락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공조 금리 인하에 나섰고,재정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부양책을 펴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일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16일자)는 '2009년 시장 대예측'을 통해 경제환경은 불투명하지만 각국의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는 내년 하반기부터 세계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글로벌 증시도 동반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달러화 가치는 각국에서 자금 결제 수요가 줄어드는 내년 1분기 이후 본격적인 하락세를 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유가는 하락 안정세가 예상되지만 최근 약세를 보인 곡물은 반등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를 몰고 온 미국 경제는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버락 오바마 차기 정부의 재정ㆍ금융정책 효과가 나타나면 경기 악화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주택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달러화 가치 급락…하반기 주가 상승탄력

닛코코디알증권의 가와타 쓰요시 투자전략팀장은 "다우지수가 내년 중 10,000선을 회복하겠지만 2003년 같은 본격적인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주가도 다시 1만엔 선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구바타 마사유키 다이와스미토모 투자고문은 "내년 하반기부터 증시가 상승기에 들어가 최고 1만2000엔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급증하고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돼 달러화 약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미 재정적자는 2009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3배가량 늘어난 1조5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0.5%포인트의 추가 인하가 예상돼 기준금리가 연 0.5%로 떨어져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 전망이다. 엔ㆍ달러 환율은 내년 중 달러당 80엔대를 맴돌 것으로 예상된다.

신코증권의 하야시 히데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가치는 1995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달러당 79.75엔)에 접근하는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던 유로화도 다시 상승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금리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금융 완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할 경우 11일 현재 연 2.59%인 장기금리는 더 떨어져 2% 아래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상품시장에서 유가는 하락하는 반면 곡물가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했다. 원유 수요가 줄어들어 국제유가(WTI 기준)는 내년 중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WTI는 11일 러시아가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협조 의사를 밝히면서 전날 대비 4.46달러(10.2%) 오른 47.98달러에 마감됐다. 콩 옥수수 등 곡물가격은 내년 중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의 식량 소비가 크게 늘어 수급 상황이 악화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