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한다고 하니 다들 이상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음악적 감성이나 요소에 색채를 입혀 회화로 풀어내거나 설치미술로 형상화해 일반인들이 음악에 좀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

여성가족재단 5주년 기획전 여는 화가 이순형씨 "음악 표현한 그림으로 가족애 일깨우고 싶어"
'음악을 그리는 화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화가 이순형씨(53).미술과 음악을 접목한 독특한 기법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씨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5주년을 맞아 올 겨울방학 기간 중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가족예술여행 '이순형 음악으로 꿈꾸다 2009'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작품은 물론 공연,예술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이씨는 지금까지 음악과 관련된 글과 그림들을 발표 전시하는 일에 몰두해 왔다. '이순형의 그림이 있는 동물환상곡',국립합창단과 함께 한 '헨델 메시아에의 은유전' '피아노 이야기 시리즈 전' 등이 대표적인 작품활동이다. 이처럼 이씨의 삶 중심에는 언제나 음악이 있다. 그 자신도 "화가이긴 하지만 관심 분야는 음악"이라며 "그림을 통해 음악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이씨는 "사람들이 내가 그림을 그리니까 단지 화가로 보는데 나는 음악을 여러가지 형태로 표현하는 데 관심이 많다"며 "내 예술의 중심은 음악"이라고 못 박았다.

화가로 이름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 이씨는 미술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집안의 반대로 중학교 때부터 혼자 그림을 그렸다. 그러다가 원로 화가 권옥연 선생에게 개인적으로 가르침을 받은 것이 배움의 전부다. "예술은 학문이 아니니까 학습법도 입체적이에요. 인생과 일상에서 오는 영감을 색채나 형태로 표현하는 것을 고민하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꼭 대학 가서 공부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

이씨가 자신의 예술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가족.이씨는 "경제적인 풍요의 이면 속에 내면의 갈등과 소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굉장히 많다"면서 "예술을 통한 따뜻한 가족의 회복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씨가 이번에 여는 전시회의 컨셉트도 '삭막해져 가는 현대 가족생활에 따뜻한 감성을 일깨우는 비타민 같은 프로그램'이다. 이번 전시는 12월30일부터 내년 1월18일까지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개최된다.

글=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 사진=임대철 인턴 phot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