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주택문화관 Art square] 순백의 공간 사이로 팍팍한 일상을 내려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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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그렇다면 보기 좋은 집은 살기도 좋을까. 그리고 잘 팔리기까지 할까. 사람들의 일상이 온통 디자인으로 포장된 현대사회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의 주택 구매동기를 결정짓는 요인 중에 디자인 비중이 특히 크다. 일반인들과 친숙한 공간이어서 공공 건축물이나 상업용 건축물보다 공간 디자인의 실용성과 미적 감각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동안 건축가들과 실내 건축가들은 이 같은 욕구에 걸맞은 결실을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지난달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에 선보인 두산건설의 주택문화관 '아트 스퀘어'(Art-square)도 그런 숙제를 안고 태어났다. 많은 사람들의 정서적 눈높이와 실용성에 대한 기대를 맞춰내기 위해 적잖은 공을 들였다.
국내 주택시장은 작년까지 5년간 사상 최대의 호황을 거치면서 디자인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 덕분에 주거용 건물에서도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조형미를 구경하는 재미도 생겼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뭔가 어색한 분위기의 작품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주변과의 조화는 생각지 않는 독불장군 형태가 가장 많다. 무조건 튀면 된다는 과욕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이것 저것 보기좋은 것을 따다가 붙인 '짬뽕 디자인'도 눈에 띈다.
그래도 다행이고 기분 좋다. 한국의 도시와 현대 건축이 이제 업그레이드되고 수요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는 징조로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일부 자치단체들도 재개발ㆍ복합단지ㆍ재건축 등 총체적인 '도시 리모델링'과정에서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있다. 희망이 보인다. 유럽 선진국들처럼 한국의 도시들도 잘 다듬어지고 건축이 예술로 인정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주택문화관은 주거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상설 전시관이다. 이 건축물은 건축의 원초적 형태인 상자(직육면체) 모양으로 구성됐다. 단순하면서 강력한 외관 디자인이 돋보인다. 특히 전시관인 만큼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야 하는 특성이 있다. 이를 위해 외관 마감에 백토를 구워내어 만든 백자를 활용했다. 또 백자의 단순함을 해소하기 위해 자체 발광재료(LED)를 활용한 띠(플로잉밴드)를 몸체에 덧대는 구성으로 포인트를 줬다.
이로 인해 밋밋했던 건물이 화사하게 살아나면서 가로경관 분위기를 바꾸는 랜드마크(landmark)가 됐다.
백자를 건축자재로 활용한 아이디어도 재미있다. 좀 더 깊게 의미를 붙이자면 전통과 미래,예술과 기술의 조합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내부도 재미있다. 거대한 백색 덩어리 공간을 타고 서서히 들어가면 우선 작은 수(水)공간이 눈에 띈다. 정갈한 수변공간을 지나면 낮은 천정고에 기다란 순백색의 복도가 나온다. 이어서 '감성적인 폭발의 공간'으로 이름붙인 확 트인 중앙공간이 방문객들을 사로잡는다.
이 곳은 3층 높이의 천장과도 맞닿아있다. 하늘을 그대로 드러나는 천창에서는 눈부신 자연광이 쏟아지면서 공간을 감싼다. 광장을 지나면 마치 천창을 향해 올라가는 듯한 곡선모양의 중앙계단이 방문객들을 인도한다. 여기서 사람들은 다시 한면 자연광과 어우러진 건축의 조형미를 한껏 즐길 수 있다.
주택전시관에 마련된 별도의 주택유닛을 보기 전에 벌써 건축 공간이 선사하는 미(美)의 쾌감을 느끼게 해준다. 중앙계단을 스쳐 '아트 스퀘어'안쪽으로 들어가면 미술 작품이 걸린 갤러리가 눈에 들어온다. 여유있게 작품 감상을 하던 사람들이 중앙계단의 2층을 타고 오르면 자작나무 패널로 마감된 휴게공간과 함께 콘서트 홀을 만난다.
두산주택문화관 아트스퀘어는 이처럼 다양한 공간의 변화로 피로에 찌든 도시인들을 즐겁게 해주는 낙천적 공간이란 호평을 듣고 있다. 자칫 상업성 강한 주택상품 전시관으로 흐를 뻔한 공간이 '화합과 상생의 건물'로 되살아난 것이다. 이것이 디자인의 힘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
건축가 장순각은…
▶한양대학교 실내환경디자인학과 교수
▶한국 실내건축가 협회(KOSID) 이사
프랑스 국립 실내건축가 협회 정회원
▶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파리 제1대학교 석사ㆍ박사 수료
▶주요작품
대우건설 주택문화관 '푸르지오 밸리'
KTF SHOW S.I
청담동 피아노하우스
안성진 성형외과
하나은행 수련원 야외무대 등 다수
사람들의 주택 구매동기를 결정짓는 요인 중에 디자인 비중이 특히 크다. 일반인들과 친숙한 공간이어서 공공 건축물이나 상업용 건축물보다 공간 디자인의 실용성과 미적 감각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동안 건축가들과 실내 건축가들은 이 같은 욕구에 걸맞은 결실을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지난달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에 선보인 두산건설의 주택문화관 '아트 스퀘어'(Art-square)도 그런 숙제를 안고 태어났다. 많은 사람들의 정서적 눈높이와 실용성에 대한 기대를 맞춰내기 위해 적잖은 공을 들였다.
국내 주택시장은 작년까지 5년간 사상 최대의 호황을 거치면서 디자인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 덕분에 주거용 건물에서도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조형미를 구경하는 재미도 생겼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뭔가 어색한 분위기의 작품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주변과의 조화는 생각지 않는 독불장군 형태가 가장 많다. 무조건 튀면 된다는 과욕에서 나온 것이다. 또한 이것 저것 보기좋은 것을 따다가 붙인 '짬뽕 디자인'도 눈에 띈다.
그래도 다행이고 기분 좋다. 한국의 도시와 현대 건축이 이제 업그레이드되고 수요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는 징조로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일부 자치단체들도 재개발ㆍ복합단지ㆍ재건축 등 총체적인 '도시 리모델링'과정에서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있다. 희망이 보인다. 유럽 선진국들처럼 한국의 도시들도 잘 다듬어지고 건축이 예술로 인정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주택문화관은 주거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상설 전시관이다. 이 건축물은 건축의 원초적 형태인 상자(직육면체) 모양으로 구성됐다. 단순하면서 강력한 외관 디자인이 돋보인다. 특히 전시관인 만큼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야 하는 특성이 있다. 이를 위해 외관 마감에 백토를 구워내어 만든 백자를 활용했다. 또 백자의 단순함을 해소하기 위해 자체 발광재료(LED)를 활용한 띠(플로잉밴드)를 몸체에 덧대는 구성으로 포인트를 줬다.
이로 인해 밋밋했던 건물이 화사하게 살아나면서 가로경관 분위기를 바꾸는 랜드마크(landmark)가 됐다.
백자를 건축자재로 활용한 아이디어도 재미있다. 좀 더 깊게 의미를 붙이자면 전통과 미래,예술과 기술의 조합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내부도 재미있다. 거대한 백색 덩어리 공간을 타고 서서히 들어가면 우선 작은 수(水)공간이 눈에 띈다. 정갈한 수변공간을 지나면 낮은 천정고에 기다란 순백색의 복도가 나온다. 이어서 '감성적인 폭발의 공간'으로 이름붙인 확 트인 중앙공간이 방문객들을 사로잡는다.
이 곳은 3층 높이의 천장과도 맞닿아있다. 하늘을 그대로 드러나는 천창에서는 눈부신 자연광이 쏟아지면서 공간을 감싼다. 광장을 지나면 마치 천창을 향해 올라가는 듯한 곡선모양의 중앙계단이 방문객들을 인도한다. 여기서 사람들은 다시 한면 자연광과 어우러진 건축의 조형미를 한껏 즐길 수 있다.
주택전시관에 마련된 별도의 주택유닛을 보기 전에 벌써 건축 공간이 선사하는 미(美)의 쾌감을 느끼게 해준다. 중앙계단을 스쳐 '아트 스퀘어'안쪽으로 들어가면 미술 작품이 걸린 갤러리가 눈에 들어온다. 여유있게 작품 감상을 하던 사람들이 중앙계단의 2층을 타고 오르면 자작나무 패널로 마감된 휴게공간과 함께 콘서트 홀을 만난다.
두산주택문화관 아트스퀘어는 이처럼 다양한 공간의 변화로 피로에 찌든 도시인들을 즐겁게 해주는 낙천적 공간이란 호평을 듣고 있다. 자칫 상업성 강한 주택상품 전시관으로 흐를 뻔한 공간이 '화합과 상생의 건물'로 되살아난 것이다. 이것이 디자인의 힘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
건축가 장순각은…
▶한양대학교 실내환경디자인학과 교수
▶한국 실내건축가 협회(KOSID) 이사
프랑스 국립 실내건축가 협회 정회원
▶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파리 제1대학교 석사ㆍ박사 수료
▶주요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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