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성모병원 → 서울성모병원
안세병원 → 강남을지병원
서울 주요 대학병원들의 간판 바꿔 달기가 이어지고 있다. 병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야만 환자를 보다 많이 유치할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은 내년 1월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바꾸기로 결정하고 연내 관할 보건소에 개명 승인 신청서류를 제출하고 늦어도 내년 2월 중 병원 이름을 교체할 예정이다. 병원 측은 '영동'이란 '영등포의 동쪽'이라는 의미를 지닌 옛 지명으로 현재 영동이란 행정동이 없을 뿐더러 영동대교 영동사거리 영동고 등의 흔적만이 남아 있는 등 지역적 대표성을 함축하지 못해 개명하기로 했다.
서울 휘경동의 서울위생병원은 '위생'이란 단어가 낡은 이미지처럼 인식되는 데다 대학과의 관계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내년 1월부터 '삼육의료원 서울병원'으로 새출발할 예정이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은 내년 3월 말께 부분 개원하면서 '서울성모병원'으로 개칭하고 대대적 CI(기업이미지 통합) 작업에 나선다. 강남성모병원이 가톨릭의료원의 중추 역할을 해왔으나 전국을 아우르는 병원이란 이미지를 갖지 못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결정이다.
지난 7월 을지의료재단에 인수된 서울 논현동의 안세병원은 리모델링 작업이 끝나는 내년 5월께 '강남을지병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전문 병원으로 탈바꿈할 방침이다. 병원 측은 족부질환 척추질환 등을 놓고 어떤 분야를 특화시킬지 저울질하고 있다.
경희대가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세운 동서신의학병원도 '동서신의학'이 주는 이미지가 병원 활성화에 장애가 된다고 판단,개명을 논의 중이다. 서양의학을 전공한 대다수 의대 교수들은 고객들이 한방병원으로 오인해 수도권과 지방에서 찾아오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반면 재단 측과 한의대 교수들은 '양·한방의 통합적 발전'을 추구한다는 취지로 지은 이름을 이제 와서 섣불리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개명 논쟁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라며 "가칭 '강동경희대병원' 또는 '경희대강동병원'으로 정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