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곳은 석달새 절반이상 줄어

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전체 현금성자산이 2분기보다 10% 남짓 증가한 가운데 기업별로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

이에 따라 3분기 보고서에 나온 현금성자산만 믿고 투자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분기별 추이를 자세히 살펴보고 특히 영업 현금흐름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현금성 자산은 대차대조표상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에다 단기금융상품을 합친 것이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현금성자산이 전 분기 대비 50% 이상 급감한 종목만 전체 644사 중 78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중 한개 이상은 한 분기 만에 현금성자산이 반토막난 셈이다. 하이트홀딩스의 경우 2분기 현금성자산이 384억원이었지만 3분기엔 1042만원으로 99% 이상 급감했다. 동아에스텍도 2분기 65억원에서 3분기엔 1억원대로 줄었다.

반면 96개 상장사는 3분기 들어 현금성자산이 2배 이상 급증했다. 화학업체인 메이드는 유상증자 대금이 유입돼 3분기 말 현금성자산이 13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40배나 불었다.

FnC코오롱에쓰씨엔지니어링도 현금성자산이 117억원,69억원으로 2분기보다 각각 280배와 200배 증가했다. 한편 유가증권시장 전체 현금성자산은 3분기 76조76억원으로 전 분기 68조2424억원보다 11.38% 증가했다.

이처럼 상장사들의 현금성자산이 한 분기 만에도 급등락하고 있어 최근 분기 보고서만 믿고 투자하는 건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선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상장 제조업체의 영업 현금흐름이 급격히 감소한 반면 단기 차입금과 같은 자금 조달은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금융시장 불안감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이어서 현금성자산이 많은 기업의 투자 매력이 높을 것"이라면서도 "단순한 현금성자산의 규모를 떠나 영업활동을 통해 이익이 발생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현금성자산이 꾸준히 늘어난 상장사는 125개사다.

특히 평화홀딩스와 신한 한화석화 대동전자 유양디앤유 전기초자 선진 우성사료 동국실업 등은 3분기 말 현금성자산이 시가총액보다 많다. 이 중 신한 한화석화 유양디앤유 전기초자 선진 우성사료 등은 3분기에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