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사관 활용 '짠돌이' 외교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후쿠오카에서 중국 일본과 별도의 양자 회담도 가졌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회담은 시종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아소 총리는 "대통령 각하와 네 번째 만난다. 그동안 가장 많이 만난 외국 정상"이라며 "10월 회담에서 확인한 대로 미래지향적인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희망했다. 아소 총리는 특히 3국 정상회담에 대해 "역사적인 일"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후쿠오카에서 세 나라 정상이 만나게 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 때)고베에서 열리기로 했던 것을 내가 '후쿠오카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일본 측에 제안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아소 총리가 총리가 될 걸 미리 알고 이야기한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후쿠오카는 아소 총리의 고향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는데 한국은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될 준비가 돼 있다"며 "불편한 일이 있다면 진정성을 갖고 지혜를 모으면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소 총리는 이 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흔쾌히 응했으며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가능한 협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국 정상은 이공계 학부 유학생 파견 사업 연장,관광취업사증제도(워킹 홀리데이) 상한선 확대(현행 3600명에서 내년 7200명으로)에 합의했다. 그러나 독도 등 민감한 이슈는 언급을 자제했다. 한·중 회담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6자회담에서 검증 문제 이견 때문에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지만 각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만들어지길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대북 강경 대치를 원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경로를 통해 대화를 제안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의키로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3국 정상회담에 참석하면서 현지 호텔 대신 총영사관을 이용했다. 통상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할 경우 당일 일정이라도 의전, 경호, 국내 연락 등을 위해 호텔을 빌려 이용하는 게 관례이나 최근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짠돌이 외교'를 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