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구속한 검찰이 박 회장의 미공개정보이용 주식매입 및 정ㆍ관계 로비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14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구속 중인 박 회장을 이틀째 불러 세종증권 주식 매입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사전 입수했는지,이를 위해 농협 등에 금품로비를 벌였는지 등을 추궁했다.

또 박 회장이 농협의 자회사인 휴켐스를 입찰가격보다 322억여원 싼 가격에 매수하는 과정에서 정대근 전 농협회장 외 제3의 인사에게 로비를 시도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앞서 검찰은 12일 △2002년 홍콩 현지법인 A사를 설립한 후 허위거래를 꾸며 685억여원의 소득을 챙기고 △2005~2006년 세종증권과 휴켐스 주식 실차명거래를 통해 205억3000여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기고도 국세청에 신고를 하지 않아 총 29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박 회장을 구속했다. 또 정 전 농협 회장에게 휴켐스 인수 편의를 봐달라며 20억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도 추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세종증권과 농협 측에서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증권거래법상 사기적부정거래)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회장이 농협ㆍ세종증권 관계자 등으로부터 사전정보를 직접 입수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친분이 있는 정ㆍ관계 인사들과 다방면의 접촉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등을 건넸다는 의혹(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박 회장은 구속 전 "(정ㆍ관계 로비 리스트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인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정 전 농협 회장이 세종캐피탈 홍기옥 사장으로부터 받은 50억원의 용처에 대한 막바지 계좌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6년 5월 현대차로부터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정 전 회장이 정ㆍ관계 인사들에게 구명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검찰 관계자는 "지난 9월(정 전 회장을 특별 면회한 정ㆍ관계 인사 명단을) 입수해 살펴봤으나 아무 의혹이 없어 폐기했으며,더 이상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