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올 회계연도 하반기(2008년 10월~2009년 3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아사히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세계 동시 불황으로 자동차 판매 부진이 심각한 상황인 데다 엔화 초강세까지 겹쳐 올 실적 전망을 더 하향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태를 맞았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도요타는 지난달 초 올 상반기(4~9월) 중간결산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년 3월 말 끝나는 올 회계연도 실적 전망치를 매출은 전년 대비 12.5% 감소한 23조엔,영업이익은 73.6% 줄어든 6000억엔,순이익은 68.0% 감소한 5500억엔으로 각각 하향 수정했다. 그러나 하반기에 영업이익 적자가 1000억엔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연간 전체 영업이익은 4200억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년(2조2703억엔)에 비해 80% 이상 줄어드는 것이다. 도요타자동차가 반기 결산에서 영업이익 적자를 내기는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도요타의 실적이 이처럼 악화된 것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신흥국에서도 자동차 판매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이에 따라 공장 증설 등 설비투자 확대 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또 임원들의 상여금 지급을 중단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통해 내년 3월까지 10억엔 규모의 비용을 절감키로 했다. 도요타뿐 아니라 감산과 설비투자를 연기하는 자동차회사들이 잇따르면서 세계 자동차업계 몸집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12일 북미지역 공장 30%의 가동을 중단,내년 1분기에 자동차 생산을 25만대가량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혼다도 내년 3월 말까지 북미지역 생산을 11만9000대 줄이기로 했다. CSM월드와이드는 내년에 세계 자동차업계의 생산능력은 9200만대에 달하지만 판매는 6000만대에 그칠 것이라며 자동차업체 간 생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