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동물들이 맛있어진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몸에 지방을 비축하기 때문이다. 쇠고기도 2월이 가장 맛있다. 그러나 역시 겨울이 제철인 음식으로 등푸른 생선을 빼놓을 수 없다. 고등어 꽁치 청어 참치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들 식재료를 특정짓는 불포화지방산(EPA)의 최대 문제점은 자연 상태로 보관이 어렵다는 것이다. 청어나 꽁치가 주로 잡히던 동해안 지역에서는 염장과 다른 동결건조와 훈제 방식으로 기름진 생선들을 보관해서 겨울에 먹었다.

과메기라는 생소한 이름의 음식은 청어나 꽁치를 꿰어 말린 것을 말한다. 원래 눈을 사리나무로 꿴다는 의미에서 관목어(貫目魚)라 불리다 과메기로 이름이 변화한 음식이다. 1950년대 이전에는 청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지금은 거의 잡히지 않아 대부분 꽁치를 사용한다.

꽁치를 바닷가에 널어놓고 일주일에서 열흘쯤 말리면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으면서 꽁치의 기름이 빠지면서 꾸들꾸들해진다. 겉보기에는 건어물 같지만 속은 말랑말랑하다. 한입 베어 물면 약간의 비린내와 고소함이 풍겨난다. 그래서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맛을 본다기보다는 그 비린내를 이겨내는 통과의례를 거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속맛을 알게 되면 찬바람이 불 때마다 갑자기 시원한 비린 맛이 그리워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포항 영덕 지방에서 먹던 과메기가 전국적인 겨울 별미가 되어가고 있다. 겨울철 한철만 과메기 장사를 해도 일년은 먹고 살 수입이 생길 정도라고 한다.

지금은 주로 '돌개바람'이라는 구룡포의 바닷바람에 동결건조시키지만 원래는 이것에다가 훈제방식이 더해진 음식이었다.

처마 밑에 청어나 꽁치를 매어 놓으면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에 의해 자연 훈제가 되고 차가운 온도에 의해 자연 동결 건조가 이뤄지는 게 번갈아 진행된다. 과메기에는 통째로 매달아 말리는 '통과메기'와 배를 갈라 먹기 좋게 말리는 '배지기'가 있다. 이를 미역이나 김 등으로 싸서 먹는다. 한마디로 바다의 맛 그대로를 입안으로 옮겨놓은 듯한 맛이다. 김의 고소함,미역의 시원함에 촉촉한 과메기의 감칠맛이 더해지면 소주 한잔은 그냥 넘어간다. 겨울 찬바람의 시원함이 녹아있는 절정의 음식이 과메기다. /박정배 음식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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