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부채 우선주 등으로 교환
부시 "車 구제안 시간 필요"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 계열사인 GMAC가 주요 채권단들과 기존 부채를 새 부채로 교환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GMAC의 은행지주사 전환에 청신호가 켜졌으며 모기업인 GM도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구제금융을 활용한 미국 정부의 GM 지원 여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 결론이 날 전망이다.

CNN머니는 14일 GMAC가 380억달러 규모의 부채 일부만 현금으로 상환하고 나머지 부채는 새 채권과 우선주로 교환(스와프)하는 시한을 16일 오후 5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우선주 발행을 통해 기존 부채를 상환하면 GMAC가 은행지주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진다. 은행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300억달러의 필요자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지난 3분기 말 현재 GMAC의 자본은 90억달러에 불과했다. GMAC 측은 구체적인 자본 확충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채권자들의 추가 자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GM 자동차에 대한 오토론을 제공해온 GMAC는 금융위기 여파로 자본을 조달하지 못해 정상 영업에 차질을 빚어왔다. GM의 신차 판매가 급감한 것도 경기침체 영향도 있지만 오토론 제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 데 이유가 있다.

GM 차의 미국 판매는 주로 GMAC를 통해 오토론이 제공됐으나 11월의 경우 매출의 2%만이 GMAC를 통해 이뤄졌다. 특히 GM 딜러 대부분이 GMAC를 주요 재원으로 이용하기 때문에,GMAC의 파산은 GM 유통망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때 GM의 주 수익원이었던 GMAC는 3분기 25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지난 5분기간 적자 규모가 79억달러에 달한다. GMAC가 은행지주사로 전환하면 재무부의 구제금융 자금에서 자본을 유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GM은 현재 GMAC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고,나머지 51%는 크라이슬러의 대주주인 서버러스캐피털이 갖고 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5일 자동차산업에 대한 구제책 발표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바그다드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구제책 발표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결정이 이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