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토종 자동차업체가 전기자동차 양산에 나섰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보다도 앞선 것으로,중국 자동차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업체인 비아디(BYD)는 15일 양산용 전기자동차'F3DM'공식 발표회를 갖고 판매에 들어갔다. 선전 베이징 상하이 등 14개 도시에서 동시에 출시된 이 자동차 가격은 대당 15만위안(3000만원)선이다. 10분만에 연료전지의 50%를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한번 충전해 80~100km를 달릴 수 있다. 비아디는 충전소에 투자할 협력업체와 협상중이라고 전했다.

'F3DM'은 중국 첫 전기자동차로,각각 내년 하반기와 2010년 하반기로 잡고 있는 도요타와 GM의 양산용 전기자동차 출시 시기보다 1~2년 앞선 것이다. 도요타 관계자는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 정도 가격에 전기자동차를 만들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WSJ는 GM이 판매할 전기자동차 가격의 절반 수준이라고 전했다.

비아디는 이날 선전시는 물론 중국 4대 국유 은행중 하나인 건설은행과 전기자동차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받고 있다. 국책은행인 중국 국가개발은행도 비아디와 금융지원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비아디는 2010년 하반기에는 이 전기자동차로 미국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신랑왕 등 중국 언론들은 "중국 자동차기술이 세계를 선도하게 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비아디는 중국 최대 2차전지업체로 자동차 시장에는 2005년에 뛰어든 신생 기업이지만,왕추안푸 회장은 "전기자동차로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숨기지 않는다. 지난 9월 워런 버핏이 18억 홍콩달러(2억3100만달러)에 홍콩증시에 상장된 이 회사 지분 10%를 인수해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64% 증가한 30억달러에 달했다.

중국 정부는 가솔린 엔진시대에 뒤진 자동차 기술을 신에너지 차량으로 따라 잡겠다는 계획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하이브리드카 등 저탄소 배출차량에 대한 소비세 감면을 추진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오는 2020년이면 중국 자동차 시장의 30%는 전기자동차가 차지할 것으로 닛산자동차가 전망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올라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산 전기자동차가 세계 시장의 판도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