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1과목만 축소 … 사교육비 부담 여전
현재 중학교 3학년생이 치르는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수리영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됐다. 난이도가 높았던 2009학년도의 출제 경향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출제범위가 수리 '가'형과 '나'형 모두 확대되기 때문이다. 반면 탐구영역의 응시과목은 4과목에서 3과목으로 1과목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과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만 더 커질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탐구영역 1과목 축소에 그쳐
교육과학기술부가 15일 발표한 '2012학년도 수능 시험 체제 개편안 시안'은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수능 응시과목 축소안을 구체화하고 지난해 2월 개정고시된 수학 교육과정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수능 사회탐구 및 과학탐구 영역에서 최대로 응시 가능한 과목 수가 현행 4과목에서 3과목으로 줄어든다. 제2외국어ㆍ한문 영역은 선택과목으로 현행처럼 치러진다.
당초 인수위에서는 수능 탐구영역(사회탐구.과학탐구.직업탐구)과 제2외국어 영역을 합쳐 응시 과목 수가 2과목을 넘지 않도록 개편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약 60%의 대학이 탐구영역에서 2과목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수험생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 경우 국.영.수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는데다 선택하지 않는 탐구영역 과목의 교육과정이 파행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문제점이 많다고 판단,축소안을 대부분 철회했다.
◆수리 출제범위는 확대
수리영역은 출제범위가 확대된다. 인문계가 주로 응시하는 수리 나형은 '수학I'에 덧붙여 '미적분과 통계 기본'이 새로 포함된다. '수학I'과 '수학II'는 필수로 하고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가운데 하나를 선택으로 각각 치르던 수리 가형의 출제범위도 '수학I' '수학II' '기하와 베터' '적분과 통계' 등을 모두 필수로 치르는 방식으로 바뀐다. 기존 선택과목 중 '이산수학'이 없어지는 대신 기존 '수학II' 과목 안에 들어 있었던 '기하와 벡터'가 별도 과목으로 신설되고 '적분과 통계'가 필수가 된 점이 다른 부분이다.
◆수능 수리 영향력 확대될듯
수능에서 수리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출제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인문계 학생들도 미.적분을 익혀야 대학입시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치른 2009학년도 수능시험에선 수리영역이 매우 어렵게 출제돼 표준점수가 최대 24점 가까이 올랐다. 수능이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환원된 뒤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고난이도 문제가 다수 출제된 현재의 출제 경향이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