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하루 14시간 연습하는 신지애 보면서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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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4시간 이상 연습하는 신지애 프로를 보면서 과연 내가 저 정도로 노력하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됩니다. "
15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경영인 오찬 모임에 나온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53)은 대뜸 '반성'부터 하고 나왔다. 국내 최고의 여성 프로골퍼이자 하이마트 소속인 신지애의 자세에 경영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
"얼마전 남촌CC내 신지애 프로가 연습하는 곳을 들른 적이 있습니다. 신 프로 전용으로 사용하는 코너를 가봤는데 공을 얼마나 열심히 쳤는지 바닥의 매트가 너덜너덜 할 정도였습니다. 코치에게 물어보니 매일 14시간 이상 연습을 하는 바람에 1주일마다 바닥매트를 갈아야 할 정도라고 귀띔합디다. 오너 경영인인 내가 저 정도로 열심히 사는가 반성하게 되더군요. "
유 회장은 그러고 난 뒤에야 그룹 현안 얘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지난해 유진투자증권(옛 서울증권)에 이어 올 초 하이마트 인수로 사세를 확장한 상태지만 갑자기 몰아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유진 역시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선 이미 매각작업이 시작된 유진투자증권 외에 하이마트까지 다시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까지 점치는 분위기다.
하지만 유 회장은 하이마트 매각설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럴 이유도,필요도 없다는 것."하이마트를 매각하는게 지금 상황을 돌파하는 최선책이 아니냐"고 보다 공격적으로 물어봤다. 톤은 높았지만,역시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하이마트를 내놓으면 살 사람이 있겠습니까. 팔 생각도 없지만 굳이 판다면 애써 패를 보여줄 까닭도 없죠.최근 일각에서 재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는 건 거꾸로 생각하면 하이마트가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거죠.꾸준히 재무적 투자자들의 제안이 들어오는 것만 봐도 그렇고요. 하이마트는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절대 매각않습니다. 1주일에 하이마트에 이틀씩 출근하는데 직원들의 사기가 높습니다. "
유 회장은 다만 "내년 초쯤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000억원 정도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내년에 안정적인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이마트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예상되는 적대적 M&A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할 게 없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마트 지분이 60%를 넘는데다,선종구 하이마트 공동 대표이사의 지분을 합치면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
유진투자증권 매각시 대금 사용처에 대해서도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했다. "하이마트 인수시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은 만기를 연장시켜놨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을 팔아 들어오는 돈은 내년 1월 우리은행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을 갚는데 쓸 계획입니다. 만기 연장도 검토할 수 있지만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갚는 게 낫다는 판단입니다. 터무니 없는 가격만 아니라면 시장과의 약속인만큼 연내에 증권 매각은 마무리 지을 생각입니다. "
지난 2005년을 끝으로 철인 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직접 출전을 자제해 온 유 회장은 내년 7월 속초에서 열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달들어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2000년부터 이 대회에 6년 연속 참가해온 유 회장은 한국트라이애슬론협회장과 아시아트라이애슬론협회장을 겸하고 있다.
"경영상황이 불투명할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상책입니다.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기업경영도 철인(哲人)의 판단력과 철인(鐵人)의 추진력으로 무장해 반드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겁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15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경영인 오찬 모임에 나온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53)은 대뜸 '반성'부터 하고 나왔다. 국내 최고의 여성 프로골퍼이자 하이마트 소속인 신지애의 자세에 경영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
"얼마전 남촌CC내 신지애 프로가 연습하는 곳을 들른 적이 있습니다. 신 프로 전용으로 사용하는 코너를 가봤는데 공을 얼마나 열심히 쳤는지 바닥의 매트가 너덜너덜 할 정도였습니다. 코치에게 물어보니 매일 14시간 이상 연습을 하는 바람에 1주일마다 바닥매트를 갈아야 할 정도라고 귀띔합디다. 오너 경영인인 내가 저 정도로 열심히 사는가 반성하게 되더군요. "
유 회장은 그러고 난 뒤에야 그룹 현안 얘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지난해 유진투자증권(옛 서울증권)에 이어 올 초 하이마트 인수로 사세를 확장한 상태지만 갑자기 몰아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로 유진 역시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선 이미 매각작업이 시작된 유진투자증권 외에 하이마트까지 다시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까지 점치는 분위기다.
하지만 유 회장은 하이마트 매각설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럴 이유도,필요도 없다는 것."하이마트를 매각하는게 지금 상황을 돌파하는 최선책이 아니냐"고 보다 공격적으로 물어봤다. 톤은 높았지만,역시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하이마트를 내놓으면 살 사람이 있겠습니까. 팔 생각도 없지만 굳이 판다면 애써 패를 보여줄 까닭도 없죠.최근 일각에서 재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는 건 거꾸로 생각하면 하이마트가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거죠.꾸준히 재무적 투자자들의 제안이 들어오는 것만 봐도 그렇고요. 하이마트는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절대 매각않습니다. 1주일에 하이마트에 이틀씩 출근하는데 직원들의 사기가 높습니다. "
유 회장은 다만 "내년 초쯤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000억원 정도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내년에 안정적인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하이마트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 예상되는 적대적 M&A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할 게 없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마트 지분이 60%를 넘는데다,선종구 하이마트 공동 대표이사의 지분을 합치면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
유진투자증권 매각시 대금 사용처에 대해서도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했다. "하이마트 인수시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은 만기를 연장시켜놨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을 팔아 들어오는 돈은 내년 1월 우리은행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을 갚는데 쓸 계획입니다. 만기 연장도 검토할 수 있지만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갚는 게 낫다는 판단입니다. 터무니 없는 가격만 아니라면 시장과의 약속인만큼 연내에 증권 매각은 마무리 지을 생각입니다. "
지난 2005년을 끝으로 철인 3종경기(트라이애슬론) 직접 출전을 자제해 온 유 회장은 내년 7월 속초에서 열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달들어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2000년부터 이 대회에 6년 연속 참가해온 유 회장은 한국트라이애슬론협회장과 아시아트라이애슬론협회장을 겸하고 있다.
"경영상황이 불투명할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상책입니다.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기업경영도 철인(哲人)의 판단력과 철인(鐵人)의 추진력으로 무장해 반드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겁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