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21억 2000만弗 순손실

미국 간판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가 1999년 회사 상장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비껴나 있던 골드만삭스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16일 투자자산의 가치 하락과 수수료 감소 여파로 지난 4분기(9~11월)에 21억2000만달러(약 2조8600억원ㆍ주당 4.97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적자 규모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주당 3.5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4분기엔 32억2000만달러(주당 7.01달러)의 순익을 기록했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는 "극도로 어려운 경영환경과 모든 자산 가치 하락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 위기로 인해 지난 9월 투자은행에서 은행 지주회사로 전환했으며 미 정부가 제공하는 총 125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는 9개 은행 중 하나가 됐다. 블랭크페인 CEO와 6명의 최고 경영진들은 올해 보너스를 포기하기로 했다.

윌리엄 피츠패트릭 옵틱 캐피털 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골드만삭스는 금융 위기 속에 살아남았지만 아직 위험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골드만삭스의 투자등급(장기선순위채권 등급)을 기존 'A3'에서 'A1'으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골드만삭스가 이처럼 우울한 성적표를 내놓음에 따라 월가의 눈길은 17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모건스탠리로 쏠리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4분기 손실은 4억700만달러(주당 0.37달러)가량이 될 것이라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