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전문업체 판교는 클립 펀치 압정 핀 등 서류를 묶어 고정시키는 문구류 약 80종을 생산하는 회사다. 현재 클립의 경우 국내판매량 1위로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클립발사장치인 클립디스펜서를 이용해 서류를 묶는 스테인리스 소재의 날클립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날클립은 스테이플러나 보통 클립에 비해 여러 번 다시 쓸 수 있고 깔끔하게 서류를 정리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회사는 1979년 날클립 개발에 착수,1983년 특수 스테인리스 강판 소재의 완성품을 출시해 현재 25년간 이를 독점 생산해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회사가 20여년간 전 세계에 등록한 상표는 14개에 달한다. 또 국제특허 3건을 비롯 총 특허 45건,의장등록 44건 등의 지식재산권을 소유하고 있다.

경기도 김포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자체 디자인 연구소를 설치해 독창적인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국내 소규모 문구제조업체의 상당수가 전문기술이나 개발인력이 부족해 외국 제품을 모방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과감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또 제품 제조 공정에 일괄적으로 자동화 생산설비를 도입하기도 했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회사는 2003년 일본의 문구업체 산리오의 대표 브랜드 '헬로키티'의 전 사무용 문구제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또 독일의 명품문구인 NOVUS와 국내 독점 유통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를 위해 회사는 노후된 생산시설을 교체해 생산성 제고와 고부가가치 제품 만들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의 경우 수출 30%,할인매장 20%,재래시장 50%의 비중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내년 1월 독일에서 열리는 문구 전시회 참가를 시작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는 최근 캐릭터상품 및 기존 문구류와는 차별된 기능성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현재 각종 캐릭터 시리즈로 구성된 클립 핀 집게 펀치 등을 만들고 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프런트 로드 (front-load)' 시스템이 적용된 스테이플러는 회사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신제품이기도 하다. 기존 제품과 달리 철침 장전을 위해 스테이플러의 윗부분을 들어올릴 필요가 없도록 만든 게 특징이다. 제품 윗면에 부착된 열림 단추를 누르면 철침을 장전할 수 있는 받침대가 앞으로 나오게 된다. 이 밖에도 새로운 형태의 날클립 디스펜서인 '나이스건'과 180도 회전클립인 '파로클립' 등도 선보이고 있다.

회사는 1990년 유망중소기업에 선정된 이후 2002년 ISO9001 인증,2004년 디자인부문 우수혁신기업과 친환경 경영대상 및 서울국제문구전 신제품부문 산업자원부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용우 대표는 "현재 쇠퇴하고 있는 국내 문구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선 디자인과 품질을 가진 제품을 개발해 수요자들에게 넓은 선택권을 주는 것이 목표"라며 "소비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