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2ㆍ미국)가 지난 6월 미국 PGA투어 US오픈 4라운드 18번홀에서 성공한 버디퍼트가 미국 스포츠사이트 'ESPN닷컴'에 의해 '2008년의 샷'으로 선정됐다.

6월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토리 파인즈GC 사우스코스.우즈는 이미 경기를 마친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에게 1타 뒤진 채 18번홀(파5)에 다다랐다. 드라이버샷은 왼편 벙커에 빠졌고,레이업한 세컨드샷은 오른편 러프에 멈췄다. 러프에서 친 세번째 웨지샷은 홀옆 3.6m 지점에 떨어졌다.

결정적 순간,그것도 메이저대회 72번째홀에서 남겨둔 3.6m 거리의 버디퍼트는 내로라 하는 프로골퍼들에게도 결코 만만치 않은 중압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우즈 본인이나 그 광경을 지켜보던 갤러리들은 우즈가 그 버디퍼트를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지금까지 프레지던츠컵,마스터스 등에서 보통 선수들이 해내지 못한 결정적 퍼트나 칩샷을 성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즈는 18초에 이르는 특유의 '프리(pre) 퍼트 루틴'을 마치고 스트로크를 했다. 퍼터헤드를 떠난 볼은 많은 사람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홀로 빨려들어갔다. 우즈는 나중에 "홀 오른쪽 바깥으로 볼 두 개 반 정도의 브레이크를 감안한 뒤 퍼터헤드의 가운데 볼을 맞히는 데만 온 신경을 쏟았다"고 말했다.

우즈는 무릎 부상 속에서도 1타 열세를 만회하는 그 버디퍼트를 성공한 뒤 연장전에 돌입,91홀의 혈투 끝에 미디에이트를 제치고 메이저대회 통산 14승째를 올릴 수 있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