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항공사 대대적 구조조정
정부, 공적자금 투입도 잇따라

중국 항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급격한 경기 둔화로 항공업계가 일제히 적자로 돌아서고 일부 항공사는 운항을 중단했다. 3대 국영 항공사 간 임원 자리바꿈이 단행되고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잇따르면서 강력한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둥팡항공(차이나이스턴에어라인)은 최근 난팡항공(차이나서던에어라인)의 류샤오융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신임 사장으로는 마쉬룬 궈지항공(에어차이나) 부사장을 임명했다. 차오젠슝 둥팡항공 사장은 에어차이나 신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같은 중국 3대 항공사 임원 간 자리 이동은 업계 구조조정의 준비 단계에 해당한다고 FT는 분석했다. 실제 국영 통신사와 금융회사 구조조정 때도 업계 내 임원 간 자리이동이 선행됐다. 동종업체로 자리를 옮길 경우 해당 업무를 잘 아는 데다,임직원들의 압력도 상대적으로 덜해 구조조정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이점이 있다.

중국 3대 항공사는 모두 국영기업으로,임원 선임은 공산당 조직부가 관할하고 있다. FT는 우선 둥팡항공과 지역 항공사인 상하이항공 간 합병이 가능해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민용항공국은 24개 항공사 간 구조조정을 통해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슈퍼 항공사'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중국 항공사에 최근 잇따라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것도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제일재경일보는 전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둥팡항공과 난팡항공에 각각 30억위안(약 60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에어차이나에도 공적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둥팡항공과 난팡항공에는 내년 2,3분기 중 추가 공적자금 투입도 예상되고 있다. 지방 항공사들도 상하이항공과 하이난항공이 각각 지방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등 내년 중국 항공업계의 화두는 공적자금과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제일재경일보는 보도했다.

중국 항공업계의 구조조정은 실적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탓이 크다. 에어차이나 난팡항공 둥팡항공 등 3대 항공사는 지난 3분기에 일제히 적자를 냈다. 올 연간으로도 에어차이나 19억위안(3800억원),난팡항공 9억6000만위안(1920억원),둥팡항공 48억위안(9600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ABN암로는 전망했다. 유가 급락으로 항공유 헤지 손실이 불어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중국 첫 민영항공사인 아오카이의 경우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최근 운항을 중단했다.

리수룽 선인완궈증권 애널리스트는 "공적자금이 투입돼도 단기적인 자금난을 덜어줄 뿐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으면 항공 시장의 위축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