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점진적 절하 용인

러시아 중앙은행(BR)이 사실상 일주일 만에 두 번째 루블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 BR가 루블화 환율 하루 변동폭을 8.8%로 확대했다고 보도했다. BR는 지난주 루블화 환율 변동폭을 6.7%에서 7.7%로 늘린 바 있다. 한 달 전 3.7%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변동폭을 확대한 셈이다. 러시아는 현재 루블화 환율을 유로화 45%와 달러화 55%로 이뤄진 통화바스켓을 이용해 결정하고 있다.

BR의 이번 조치 후 루블화 가치는 이날 장중 1.8% 하락한 유로당 37.68루블에 거래되며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화에 대해서도 0.2% 떨어진 달러당 27.74루블로 마감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1일 이후 여섯 차례 환율 변동폭을 확대했으며,루블화 가치는 같은 기간 통화바스켓 대비 5.9% 하락했다.

BR의 이번 조치는 사실상 루블화의 평가절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가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8월 이래 루블화는 달러 대비 16% 급락했다. 러시아 정부는 루블화 가치 방어를 위해 이달 첫째주에만 179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세계 3위인 러시아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 8월 이래 16% 감소한 상태다.

통화 당국은 루블화 가치 하락을 저지하기보다 하락 속도를 늦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