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포함한 고위임원 20명 해고

메릴린치와 합병을 준비 중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케네스 루이스 최고경영자(CEO)가 작심하고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심복을 포함,20명의 고위 임원부터 과감히 해고하면서 인적 구조조정의 막을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BOA가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 향후 3년간 3만~3만5000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첫 대상으로 고위 임원을 선택,구조조정의 폭과 강도가 결코 만만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적나라하게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특히 이날 사무실을 비우라고 통보를 받은 임원 중 몇 명은 루이스 바로 아래 서열 2위 그룹이라며,BOA가 노스캐롤라이나내셔널뱅크로 시작해 다른 은행들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미국 제1의 상업은행으로 성장하는 데 혁혁한 공헌을 했던 일부 임원들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날 해고 통보를 받은 대표적인 고위 임원은 데이비드 오노라토 고문,헬가 휴스턴 준법ㆍ리스크매니지먼트 담당 이사,BOA닷컴을 맡았던 랜스 드루먼드 e금융담당 수석이사,브래드 딘스모어 서부지역 고객담당 이사,마크 리치 영업ㆍ서비스통합 이사,기업 주식 및 채권인수 영업부문을 키우기 위해 2006년 연방조사국(FBI)에서 공들여 영입한 크리스 스웨커 이사 등이다.

WSJ는 BOA가 지난주 투자은행부문 담당 티모시 메이요폴러스 고문의 해고를 발표할 때만 해도 이처럼 고위직에서 피바람이 불지는 예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낸시 부시 NAB리서치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이번 조치는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합병할 경우 루이스 CEO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대대적으로 조직과 인적 구성을 바꿔놓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OA는 내년 1월1일자로 세계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를 인수한다. 두 회사의 임직원은 현재 BOA가 20만6587명,메릴린치가 6만명이다. 앞서 양사는 미 재무부로부터 총 25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았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