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드 매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의 대규모 다단계 금융사기를 계기로 '폰지 사기(Ponzi Scheme)'란 경제용어가 다시 화제에 오르고 있다.

폰지 사기는 실제 아무런 사업도 벌이지 않으면서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뒤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으로 앞 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사기 수법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용어는 1920년 미국 보스턴에서 희대의 금융사기극을 벌였던 전설적 사기범인 찰스 폰지의 이름에서 나왔다.

1882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폰지는 로마의 라 사피엔자 대학에 입학했다가 학비를 노는데 탕진해 퇴학당하고,달랑 2달러50센트만을 손에 쥔 채 1903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후 미국과 캐나다를 전전하며 서류 위조죄와 밀입국 방조죄로 두 번이나 감옥에 갔다 왔던 폰지는 보스턴에 정착한 후 과거를 숨긴 채 주위에 자신을 이탈리아에서 온 백만장자라고 속였다. 폰지는 유령회사를 차리고 국제 쿠폰사업을 벌인다며 45일 만에 원금의 50%에 해당하는 수익을 보장한다는 조건으로 투자자를 모았다.

당시 은행 예금금리가 연 4%였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수익률이었다. 미국 전역에서 4만여명의 투자자가 몰려들었고,1920년 2월 5000달러였던 모집금액은 넉 달 만에 4억5000만달러로 불어났다. 현재 화폐가치로 약 228억달러에 해당하는 돈이다. 하지만 폰지가 벌인 사업은 전혀 없었다. 그저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에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수익을 떼주고,나머지는 자신이 챙기는 방식으로 돈을 끌어모았을 뿐이었다. 폰지의 사기 행각은 투자자들을 계속 모으는 데 실패하며 배당할 돈이 동나면서 결국 1년도 못돼 막을 내렸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