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ㆍ부실 내년 7월 결판
연초 임원 인사 예정
3천억 회사채 추가 발행도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16일 "내년 2분기 이후면 국내에 좋은 은행과 그렇지 못한 은행이 가려질 것"이라며 향후 예상되는 은행권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체율 관리가 은행의 최대 관심사"라며 "이 때문에 임원 인사도 내년으로 미뤘다"고말했다.

김행장은 "앞으로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은행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내년 1분기 결산이 끝나는 7월이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건설 조선 해운 외에 다른 업종으로도 불황 여파가 확산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내년에 은행들이 통화 파생 금융상품인 키코(KIKO)나 펀드 불안전판매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행장은 "하나은행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비롯해 건설사 여신액이 주요 은행중 가장 적다"며 "100대 건설사 중 주채권 은행을 한 곳도 맡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조선사 선수금환급보증(RG)규모도 가장 작고 펀드불완전 소송건수도 은행들 중 가장 적다"며 위험관리를 철저히 해왔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태산LCD 문제도 잘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태산LCD는 지난 9월 키코 손실을 견디지 못해 워크아웃에 들어가 하나은행이 2507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했다. 하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안착하면 충당금 환입이 일어나 은행 순이익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김 행장은
희망했다.

김 행장은 경기침체에 따른 연체율 상승에서 하나은행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올해 연체율 추이를 보고 다음달 중순께 임원수를 줄이는 등 인사폭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하나은행의 부행장(6명)과 부행장보(17명)는 23명이다.직원 희망퇴직에 대해서는 "내년 임원 인사 후에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이어 이날 3000억원의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증자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기본자본비율(Tier1)과 후순위채등보완자본(Tier2)을 포함한 자기자본비율은 0.3%포인트씩 올라 각각 8%후반, 12% 중반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
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