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한ㆍ미 대북지원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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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핵활동 검증체제에 대한 북한 정부의 동의가 없는 한 미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5개국은 대북 에너지 지원을 중단키로 합의했다. "(미국 국무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불능화와 여러가지 제반사항 등을 봐가면서 지원을 검토할 예정이다. "(외교통상부)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 6자 회담에서 핵 검증의정서 채택이 실패한 것과 관련,예정됐던 북에 대한 경제에너지 지원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공식 입장이 이렇듯 상반되고 있다. 이뿐 아니다. 러시아는 "예정됐던 지원을 하겠다"고 하고,일본은 아예 불참을 선언하는 등 6자 회담 참가국들이 각자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한국과 미국은 약속이나 한 듯이 의견 조율이 잘 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경제 지원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은 완전히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우리 측 역시 마찬가지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는 빈틈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보도를 통해 한·미 간 견해차가 확연히 드러나자 우리 외교부가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다. 16일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간에 경제 지원과 관련해 세부 조율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실상 서로 견해가 다름을 인정한 것이다.
아무리 동맹국이지만 대북 정책에 있어서 어찌 견해가 같을 수 있을까. 견해 차가 있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의견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합의점을 찾으면 되는데 왜 서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굳이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 상반된 발언이 계속되면서 "한·미 간의 유일한 의견 일치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같다고 주장하는 것뿐"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6자 회담 참가국 간에 북핵 검증서와 경제에너지 지원의 세부 사항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했는데 마치 무슨 결론을 내린 것처럼 발표되면서 오히려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한·미 간의 이런 엇박자가 북한에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임원기 정치부 기자 wonkis@hankyung.com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불능화와 여러가지 제반사항 등을 봐가면서 지원을 검토할 예정이다. "(외교통상부)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 6자 회담에서 핵 검증의정서 채택이 실패한 것과 관련,예정됐던 북에 대한 경제에너지 지원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공식 입장이 이렇듯 상반되고 있다. 이뿐 아니다. 러시아는 "예정됐던 지원을 하겠다"고 하고,일본은 아예 불참을 선언하는 등 6자 회담 참가국들이 각자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한국과 미국은 약속이나 한 듯이 의견 조율이 잘 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경제 지원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은 완전히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우리 측 역시 마찬가지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는 빈틈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보도를 통해 한·미 간 견해차가 확연히 드러나자 우리 외교부가 슬그머니 입장을 바꿨다. 16일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간에 경제 지원과 관련해 세부 조율에 나섰다"고 밝혔다. 사실상 서로 견해가 다름을 인정한 것이다.
아무리 동맹국이지만 대북 정책에 있어서 어찌 견해가 같을 수 있을까. 견해 차가 있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의견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합의점을 찾으면 되는데 왜 서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굳이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 상반된 발언이 계속되면서 "한·미 간의 유일한 의견 일치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같다고 주장하는 것뿐"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6자 회담 참가국 간에 북핵 검증서와 경제에너지 지원의 세부 사항에 대해 합의를 하지 못했는데 마치 무슨 결론을 내린 것처럼 발표되면서 오히려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한·미 간의 이런 엇박자가 북한에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임원기 정치부 기자 wonkis@hankyung.com